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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법률칼럼] 홍콩에서 ‘퇴사 후 경쟁하지 마세요’ 조항, 정말 지켜야 할까요? - 문하경 변호사홍콩 고용 계약에 자주 들어가는 비경쟁 조항(일명 제한적 약정)은, 직원이 회사를 그만둔 뒤 일정 기간 동안 같은 업종의 경쟁 회사로 이직하거나, 스스로 비슷한 사업을 차려 경쟁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입니다. 하지만 이 조항이 무조건 법적으로 강제되는 것은아닙니다. 고용주가 “내가 정말 지켜야 할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 법원에 제대로 증명하지 못하면, 법원은 이 조항을 집행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직원이 먹고사는 문제(생계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조항 하나하나를 아주 엄격하게 들여다봅니다. 만약 조항이 너무 넓거나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자유롭게 일할 권리”라는 공공의 이익이 우선합니다. 그렇다면 법원이 “이 조항은 괜찮다”고 인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1.고용주가 정말 보호해야 할 이익이 구체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경쟁하지 마”라고만 쓰는 것은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만 아는 고객 리스트”, “독점 제조 공식”, “영업 비밀”처럼 구체적이고 실제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2.직원의 직급•역할에 맞게 적당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계약을 체결할 당시 그 직원이 어떤 일을 했는지에 따라 범위가 달라져야 합니다. 너무 광범위하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3.기간은 보통 6~12개월이 적당합니다. 2년 이상은 거의 인정되지 않습니다. 2024년 Manulife 사건에서도 12개월 전 세계 금지 조항이 기각됐는데, 이유는 “너무 길고 너무 넓다”였습니다. 4.지역 범위도 실제 사업하는 곳으로 한정해야 합니다. 홍콩에서만 일했다면 홍콩 전체 또는 특정 구역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전 세계 금지”는 글로벌 최고위직 + 진짜 글로벌 영업비밀이 있을 때만 아주 드물게 인정됩니다. 5.금지하는 업무 범위도 좁고 명확해야 합니다. “같은 ‘틈새 제품’만 하지 마세요”는 괜찮지만, “금융업 모든 직무 금지”처럼 너무 넓으면 무효가 됩니다. 최근 실제로 기각된 사례 두 가지 •Manulife Financial Asia v. Rappold (2024) 아시아 지역 CFO였던 직원에게 12개월 전 세계 비경쟁 조항을 걸었지만, 법원은 “지리적 범위가 너무 넓고, 보호할 비밀이 명확하지 않다”며 완전히 무효로 판결했습니다. •Moxie Communications v. Lai Cheuk Lok (2024) PR 에이전시 직원에게 2년 비경쟁 + 고객 유치 금지 조항을 걸었지만, 기간과 범위가 직무에 비해 과도하다는 이유로 기각됐습니다. 그럼 조항 전체가 무효가 될까요? 가끔 법원이 “과도한 부분만 빼고 나머지는 살려주자”(Blue Pencil Rule)고 구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도함이 너무 심하면 전체를 무효로 만들어 버립니다. 법원은 계약을 새로 써주지는 않습니다. 더 쉽게 집행될 수 있는 대안은? •고객•거래처 유치 금지 조항 (비경쟁보다 범위가 좁아서 인정 확률이 높습니다) •Garden Leave (유급 정직 기간) → 퇴사 후 바로 경쟁사 가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비슷하면서도 더 안전합니다 •기밀유지 조항 → 기간을 길게 해도 대부분 인정됩니다 홍콩에 사는 외국인 직장인분들께 드리는 현실적인 조언 다국적 기업 계약서에는 “전 세계 비경쟁” 조항이 정말 흔합니다. 하지만 홍콩 법원에서는 거의 집행되지 않습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미리 홍콩 변호사에게 “우리 회사 상황에 맞는 맞춤형 조항”으로 고쳐 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템플릿 그대로 쓰면 보호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 꼭 기억하세요! 꿀팁!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또는 위반 여부가 불분명할 때는 반드시 홍콩 변호사와 상의하세요. 최근 홍콩 판례 흐름은 점점 직원에게 더 유리해지고 있습니다. **면책사항: 이 글은 법적 조언이 아니며, 일반적인 참고용일 뿐입니다. 필요하시면 반드시 홍콩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
[홍콩경제칼럼] 1,250조 합병의 숨은 설계도 — 머스크는 왜 ‘삼각합병’을 택했나 - 박완기 홍콩법정변호사2026년 2월, 스페이스X가 xAI를 인수했다. 합병 기업가치 1조 2,500억 달러, 원화로 약 1,250조 원. 사상 최대 M&A다. 대부분의 보도는 “로켓 회사와 AI 회사가 합쳐졌다”, “우주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번 거래에서 정작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합병의 구조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거래 구조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xAI를 직접 흡수하지 않았다. 대신 xAI를 완전 자회사로 존속시키는 이른바 ‘삼각합병(Triangular Merger)’ 방식을 사용했다. 삼각합병이란 인수회사가 자회사를 매개로 대상회사를 합병하되 대상회사의 부채와 법적 책임을 자회사 안에 가두는 구조를 말한다. 미국 M&A 시장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기법이지만 1,250조 규모의 거래에서 이 구조가 선택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첫째, 거대한 채무의 법적 전염(Contagion) 차단이다. xAI는 X(구 트위터)를 인수하며 떠안은 약 120억 달러의 차입금에 이후 수차례 자금 조달로 불어난 추가 부채까지 수백억 달러의 짐을 지고 있다. 만약 직접합병을 택했다면 스페이스X 본체가 이 빚에 대한 직접적인 상환 책임을 고스란히 지게 된다.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 입장에서 연결재무제표상 자회사의 부채가 합산되는 회계적 결과까지 피할 수는 없겠지만 삼각합병 구조는 최소한 xAI의 채권자들이 스페이스X의 핵심 우주 자산에 함부로 압류나 구상권(Recourse)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견고한 방화벽을 쳐준다. 둘째, 천문학적 규제 리스크의 격리다. 현재 xAI가 운영하는 X 플랫폼은 AI 챗봇 그록(Grok)이 여성과 아동의 성적 딥페이크를 생성•유포했다는 혐의 등으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를 받고 있다. EU는 글로벌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종종 ‘단일 경제 통일체(Single Economic Entity)’ 원칙을 내세워 최상위 모회사에까지 책임을 묻는 법인격 부인을 시도하기도 한다. 스페이스X가 100% 완전 자회사로 xAI를 품은 이상 이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독립된 법인격을 유지하는 삼각합병 구조를 통해 스페이스X는 이 거대한 법적 책임이 본체로 직행하는 것을 1차적으로 방어하고 쟁송 시 대응할 수 있는 구조적 명분을 확보한 것이다. 셋째, 세금이다. 이번 합병은 미국 세법상 비과세 조직재편으로 설계되어 xAI 주주들은 스페이스X 주식(교환비율 xAI 1주당 SpaceX 0.1433주)을 받되 실제 매도 시점까지 양도소득세를 이연할 수 있다. 수백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들에게는 결코 사소하지 않은 설계다. 결국 이 구조가 보호하려는 것은 하나다. 스페이스X의 IPO다. 합병 법인은 올해 안에 기업가치 1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IPO를 앞둔 회사가 수백억 달러의 부채 상환 압박과 EU의 철퇴를 본체의 대차대조표와 법인격 위에 그대로 올려놓을 수는 없다. 삼각합병은 투자자에게 “xAI의 기술과 인력은 가져오되 그 짐은 담장 안에 가둬뒀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장치다. 이번 거래의 표면은 우주 데이터센터라는 장밋빛 비전이다. 지상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부지 한계를 뚫고 위성에 AI 칩을 실어 궤도에서 연산하겠다는 구상. 머스크가 로켓, 위성, 통신망, AI를 동시에 쥔 유일한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스토리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 스토리를 현실로 바꾸려면 결국 돈이 필요하고 돈을 끌어오려면 깨끗한 재무구조가 필요하다. 삼각합병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재무적 전제조건이었던 셈이다. M&A 거래에서 구조는 당사자의 진짜 의도를 드러낸다. 1,250조의 간판 뒤에서 머스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하늘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아니라 땅 위의 부채와 소송을 격리하는 것이었다. 꿈을 팔기 전에 먼저 리스크를 정리하는 것. 국제 분쟁 해결 변호사의 눈으로 보면 그것이야말로 이번 합병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영리한 수순이다. -
홍콩의 주택 구입, 지금이 적기일까?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우리 학원에서 중국어 저녁반에 다니고 있는 남모씨. 최근 주말마다 집을 보러 다니느라 바쁘다. 그는 주재원 기간을 마치고 자녀의 교육을 위해 가족들은 홍콩에 남겨둔 채 홀로 한국에 돌아갈 예정이다. 홍콩의 값비싼 임대료를 부담하느니 차라리 주택을 구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마침 시장의 상황도 긍정적인 편이다. 각종 지표가 주택 구입에 있어 유리한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의 저점을 지나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현 시점이 주택 구매의 적기라 말하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 긍정적 요인들 – 가격, 수요, 이자율 사실 주택을 구입하기에 지금이 ‘좋은’ 시기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 구매력은 여전히 큰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시장 상황과 올해 전망에 대해 분석해 본다. 홍콩 부동산 시장은 최근 여러 긍정적 요인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확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긍정적 요인의 첫번째로는 가격 반등을 들 수 있다. 주택 가격은 모든 부동산 시장 안정화 조치가 해제되고 구매자 신뢰도가 회복됨에 따라 2025년 초 저점 대비 약 9% 상승했다. 분석가들은 2026년에도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일부 추정치는 3~5%(홍콩 비즈니스, SCMP)에서 5~10%(딤섬 데일리)까지 다양하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및 중개 회사인 나이트 프랭크는 홍콩의 고급 주택 가격이 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량도 안정화되고 있다. 월 판매량은 약 5,000~6,000대 수준이다. 최근 6개월간의 거래량 그래프는 작년 동기 대비 매월 상승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나이트 프랭크는 전체 거래량의 경우 2026년에 65,000~68,000대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역시 부동산 시장의 상승 흐름에 한몫한다. 추가 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수요자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낮은 대출 비용은 구매자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시켜 주기에 이러한 흐름은 또하나의 긍정적 신호로 여겨진다. 출처: GPT-5.2 인재 유입에 따른 수요도 부동산 시장의 구매력을 떠받들고 있다. 탑 탤런트 패스(Top Talent Pass)와 같은 인재 유입 정책이 지속적인 수요를 뒷받침하는데, 이는 민간 리스 시장을 활성화하고 있다. 일부 신규 개발 사업에서는 비현지 구매자가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주거용 부동산 구매에 역대 최고치인 1,380억 홍콩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전체 거래의 약 20%에 해당된다. 특히 2025년 4분기에는 중국 본토 구매자들이 전체 투자 거래 가치의 59%를 차지하며 주요 동력으로 부상했다. 주식 시장의 긍정적 흐름도 부동산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콩 주식 시장의 회복세는 부동산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부의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개선된 상대적 구매력 또한 플러스 요인이다. 상대적 구매력이란 특정 자산, 상품 또는 서비스의 가격과 소득 수준을 비교하여 구매자가 실제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주택 가격이 최고점에서 내려왔고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주택 구매력은 다소 개선되었다. 최근의 추세는 더 작고 저렴한 아파트가 전체 시장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인다. 여전히 높은 홍콩의 집값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홍콩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주택 구매력이 낮은 시장 중 하나이다. 홍콩은 14년 연속 세계에서 주택 구매력이 가장 낮은 시장으로 꼽힌다. 평균 주택 가격은 평균 가구 소득의 16.7년 치 소득보다 높다(2023년 3분기 데이터 기준). 9 이상의 비율은 ‘절대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부동산 및 도시 개발 관련 연구와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데모그라피아에 따르면, 홍콩은 조사된 시장 중 주택 소유율이 51%로 가장 낮다. 아울러 오피스 시장의 경우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오피스의 공실률은 10~12% 수준이다. 오피스보다는 주택 구입이 선호되는 이유이다. 지금은 임대 투자의 적기? 딤섬 데일리와 나이트 프랭크는 임대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2026년 홍콩의 임대료가 3~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임대 투자(buy-to-let investment)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임대 투자는 부동산을 구매하고, 그 부동산을 타인에게 임대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 전략이다. 주된 목표는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 소득을 얻는 것이다. 금리는 내려가고 임대료는 올라가니 모기지로 갚아 나가는 원금과 이자를 임대료로 충당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위와 같은 요인들을 고려하되 주택의 구입 여부는 결국 투자자의 몫이다. 각자의 재산 상황에 맞게 신중한 고려와 결정이 요구된다. -
한인 교육 현장을 가다 (4) 영재의 우뇌 발달 프로젝트! – 브레인나우 노유현 원장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한국의 인기 유아 교육 프로그램을 홍콩 시장에 유입시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가가 있다. 브레인나우의 노유현 원장이다. 인터뷰를 통해 성장 비결 및 홍콩의 유아 교육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먼저 브레인나우에 대해 소개 부탁드릴까요? 브레인나우는 국내에서 시작된 브랜드예요. 영유아 때 두뇌 발달에 초점을 맞춘 교육 프로그램인데요. 아이들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힘을 자연스럽게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플래시 카드랑 이미지 패턴 트레이닝이라는 두뇌 자극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어요. 이와 결합해서 두뇌의 다양한 영역들을 자극시키는 활동들을 커리큘럼에 접목해 제공하고 있고요. 그래서 무엇보다 아이들이 부담 없이 즐기면서 수업을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라고 봐 주시면 됩니다. 국내에서 이 브랜드가 자리 잡은 지는 10년 정도 됐네요. - 홍콩 법인은 언제 설립이 되었는지요? 현재 운영 상황도 궁금합니다. 국내에는 약 50여 개의 센터가 전국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요. 해외 법인 1호는 싱가포르이고 2호가 홍콩이에요. 이곳 미드레벨 센터가 2024년 2월에 문을 열었으니 딱 2년이 되었네요. 초기에는 한국 브랜드이다 보니까 교민 중심으로 시작했어요. 이후 이 프로그램의 방향성 등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현지 아이들의 비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예요. -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며 2호점을 준비 중이라 들었습니다. 비결과 브레인나우의 강점을 소개하신다면요? 수업은 소규모 그룹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아이 개개인에 집중하는 교육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연령대 아이들과 그룹을 묶어 2 대 1, 최대 3 대 1 수업을 해요. 대상은 0세에서 4세, 혹은 5살 아이들이 배우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이 즐겁게 수업을 하고 반응이 좋은가를 중점적으로 보고요. 수업 때 플래시 카드를 1초에 한 장씩 보여주는데요. 아이들이 이미지로 습득을 하는 식이에요. 우리의 우뇌는 포토 카피 능력, 고속 암기 능력, 창의력, 절대음감 기능을 담당해요. 그래서 우뇌를 이미지의 뇌, 천재들의 뇌라고도 하는데요. 저희가 하는 플래시 카드 기법은 우뇌 발달을 돕는 유명한 방식이에요. 1초에 한 장씩 카드를 넘기면 논리의 좌뇌가 따라오지 못하는 속도에 의해 우뇌가 무의식적으로 발현이 되는 방식이에요. 브레인나우의 강점이라고 하면 콘텐츠가 명확하고, 집과 센터에서 교육이 일관되게 이어질 수 있게 집에서 사용 가능한 교구가 제공돼요. 유아들은 집중력이 짧기 때문에 플래시 카드 교육 시 음악이랑 다양한 자극 요소들을 넣어 수업 시간 40분이 금방 지나가게 구성되어 있구요. - 운영하시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는지요? 보람된 순간도 듣고 싶습니다. 국내에서 만든 콘텐츠를 해외에서 적용시키고, 운영 시스템을 해외 상황에 맞게 해야 됐던 것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부모님들이 너무 만족해 주시고 저한테 아이들의 변화 등을 직접 말씀해 주실 때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어요.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교육 환경이 달라도 본질은 통한다는 걸 느꼈죠. - 브레인나우는 저연령 유아 대상인데요. 이 연령대의 홍콩 교육 환경이나 특징은 무엇인지요? 한국의 교육열은 뜨겁기로 유명한데 홍콩도 그에 못지 않아요. 여기는 유치원 입학도 인터뷰를 하잖아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대략 생후 6개월부터 좋은 유치원과 학교에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해요. 심지어 태어나기 전부터 문의를 주세요. 이제 곧 출산인데 몇 살부터 갈 수 있냐 물어보는 분들도 계시구요. 즉, 조기 인터뷰 준비를 위해 그걸 바라고 오시는 부모님도 많으세요. 곧 인터뷰를 앞두고 있는데 앉아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고 하면서요. 홍콩에는 이 연령대에 그런 것을 교육하는 기관이 많지 않거든요. 제가 초반에 우여곡절을 좀 겪었던 것은 놀이 기반의 프로그램이다 보니 국내에서는 두 돌 미만 아이들이 교실에서 이리저리 다니는 걸 막지 않았어요. 그런데 홍콩 부모님들은 그걸 원치 않으시더라고요. 잡아 놓고 앉혀서 훈련시키는 걸 선호하세요. - 대표님께서는 전업을 하며 교육 사업에 종사하게 되셨는데요. 계기가 무엇이었는지요? 홍콩에 있을 때는 금융권에 있다가 결혼 후 한국으로 돌아갔어요. 사실 제가 교육 NGO에서도 잠시 일을 한 적이 있어요. 국내 컨설팅 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남편이랑 같이 홍콩에 다시 오게 되며 뭘 할까 좀 고민을 했죠. 마침 둘째도 돌인데 할 게 없더라구요. 그러다 떠올린 것이 브레인나우였어요. 이걸 여기서 열어 보면 좋겠다 생각했죠. 왜냐하면 한국에 있을 때 학부모로서 제 아이들을 브레인나우에 보내 아주 만족했었거든요. 본사에 연락해 홍콩에서 이 사업을 진행해 보고 싶다 제안하게 됐어요. - 브레인나우의 향후 계획과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구룡의 올림픽 지역에 2호점 오픈을 준비를 하고 있어요. 개점은 올 여름쯤이구요. 미드레벨점과 같은 운영 철학과 동일한 수준의 교육 컨텐츠를 가지고 확장하는 게 목표예요. 장기적으로는 국적에 상관없이 양질의 콘텐츠로 신뢰받는 유아 교육 브랜드로 자리 잡고자 합니다. 홍콩에서는 10개 정도의 센터를 열어보고자 하는 포부를 갖고 있어요. 또한 이곳이 중화권이라 중국어를 개발해 달라고 본사에 요청 중입니다. - 인터뷰에 응해 주신 노유현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
[단편소설] 홍콩 한인들의 슬픈 이야기 - 홍콩 워홀러의 외침 4홍콩의 깊은 밤, 영준은 침사추이의 한 한적한 거리에서 기영을 만났다. 가로등 불빛 아래 비친 기영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나 한국 갈려고." 기영이 내뱉은 첫마디는 무거웠다. 기영이 짐을 싸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식당 숙소에서 함께 지내는 30대 중반의 부주방장 때문이었다. 그는 평소 사장에 대한 불평과 욕설을 입에 달고 살았고, 워홀러들에게는 "철이 안 들었다", "예의가 없다"며 끊임없이 잔소리를 퍼부었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그의 술버릇이었다. 밤마다 뻗을 때까지 추태를 부리며 욕설을 내뱉다가도, 다음 날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능청스럽게 주방에서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 기영에게는 지옥 같았다. 영준은 선뜻 위로의 말을 찾지 못했다. 기영의 처절한 상황에 비하면 영준의 일상은 평온한 편이었다. 좁은 숙소는 여전했지만, 사무실에서 경영 마인드를 갖춘 상사들과 다국적 직원들 사이에서 실무를 배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문 메일을 작성하고 문서를 정리하며, 영준은 스스로가 조금씩 회사원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기영은 한숨을 내쉬며 토로했다. "식당 일이 힘든 게 아냐. 한국 사람들과 일하는 게 더 힘들어. 어디 상담할 곳도, 털어놓을 곳도 없다는 게 더 막막해." 반면 또 다른 워홀러 명호는 달랐다. 그는 초기부터 부주방장의 부당한 언행에 정면으로 맞서며 제 목소리를 냈고, 덕분에 부주방장도 함부로 명호를 건드리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반전이 일어났다. 주방장 및 다른 직원들과의 마찰이 극에 달하자 사장이 결국 부주방장을 해고한 것이다. 나중에 들려온 소문에 의하면 그는 한국에서 자신의 식당을 망치고 홍콩으로 도주하듯 건너왔으며, 쉬는 날이면 마카오를 드나들며 도박에 빠져 살았다고 했다. 장애물이 사라지자 기영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 6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 영준에게 기적 같은 제안이 찾아왔다. 인턴 생활의 성실함을 인정받아 한국 지점의 정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연락이었다. 한국에서 6개월간 신입 교육을 마친 뒤 다시 홍콩으로 발령받는 조건이었다. 영준은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함께 고생했던 희진 역시 한국으로 돌아가 싱가포르 마케팅 회사의 취업 관문을 뚫어냈고 , 기영과 명호는 워킹홀리데이를 6개월 더 연장해 다른 지점을 경험하며 저축과 여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물론 모든 이들의 결말이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일하다 다쳤고, 누군가는 도망치듯 귀국했으며, 취업을 미끼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의 이 청춘들은 홍콩 한인 사회에 가장 뜨거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주역들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도시인 홍콩에서, 젊은이들의 활기는 한인 공동체를 지탱하는 뿌리가 된다. 서툴고 아팠던 이들이 바르게 성장하여 훗날 홍콩 한인 사회의 든든한 주축이 되기를, 그들의 외침이 헛되지 않았기를 간절히 꿈꿔본다. -
[홍콩경제칼럼] 파나마운하: 법치라는 이름의 새로운 항로 전쟁 - 박완기 홍콩법정변호사파나마 대법원이 홍콩계 CK 허치슨 산하 파나마 포트 컴퍼니(PPC)에 부여된 파나마운하 양단 항만 컨세션의 근거 법률을 위헌으로 선언했다. 그리고 1997년 체결된 장기 계약은 단숨에 효력을 잃었다. 이는 단순한 계약 해지가 아니다. 연간 1만 4,000척 이상의 선박이 통과하고 전 세계 해상무역의 5~6%를 감당하는 핵심 항로의 주인이 사법적 판단 하나로 뒤바뀐 사건이다. 미국은 이를 "서반구에서 중국 영향력을 되돌리는 법치의 승리"로 환영했고 CK 허치슨은 즉각 국제중재 개시를 공식화했다. 파나마 법정의 판결 하나가 글로벌 물류와 인프라 금융의 항로를 다시 긋고 있는 것이다. 1997년 파나마 정부는 법률 제5호를 통해 PPC에 발보아•크리스토발 항만의 개발•운영권을 부여했다. 이 컨세션은 행정 계약이 아닌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의 형태를 취해 정권이 바뀌어도 쉽게 뒤집을 수 없는 견고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2021년 계약 연장까지 더해지며 PPC는 연간 약 260만 TEU를 처리하는 발보아와 110만 TEU 규모의 크리스토발을 아우르는 장기 운영권을 확보했다. 파나마는 외국 자본으로 항만을 현대화하고 환적 허브로 도약하는 전략을 택했고, CK 허치슨은 미주와 아시아를 잇는 물류의 핵심 요충지를 장악하는 듯했다. 그러나 균열은 감사를 통한 행정 절차에서 시작되었다. 2025년 파나마 감사원은 CK 허치슨이 약 12억 달러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로열티•수수료•세금 감면을 종합할 때 국가 재정에 불리한 계약 구조였다고 결론 내렸다. PPC는 감사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계약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고 반박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불평등 계약 시정이라는 여론이 형성된 뒤였다. 이 흐름은 결국 대법원에서 수렴했다. 파나마 대법원은 2026년 1월 법률 제5호와 그 연장 규정을 위헌으로 의결했다. 특정 사업자에게 과도한 혜택을 부여해 헌법상 공익과 형평을 침해했다는 것이 핵심 논거였다. 이로써 30년 가까이 항만 운영의 법적 토대가 되어 온 규범이 한 번에 무효화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사건이 지닌 사법적 징발의 성격이다. 정부가 행정명령으로 자산을 몰수하는 직접수용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기 쉽다. 반면 파나마는 최고법원의 위헌 판결이라는 법치의 외피를 통해 장기 계약의 법적 근거 자체를 소멸시켰다. 이는 투자자에게 가장 방어하기 힘든 형태의 수용 리스크다. 이 판결의 지정학적 함의 또한 명백하다. 미국 국무부와 의회는 이번 결정을 "중국에 부여된 컨세션을 되돌린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지지했고, 루비오 국무장관이 오래 우려해 온 ‘중국의 파나마운하 통제 시나리오’는 사법부의 판결로 저지되었다. 판결 직후 파나마 정부가 덴마크 머스크를 임시 운영사로 지정한 것은 이 사건이 단순한 법률 분쟁을 넘어 공급망 안보 재편의 맥락에서도 읽혀야 함을 시사한다. 파나마 정부는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한편 무리노 대통령은 발보아•크리스토발 항을 분리해 새 조건으로 재입찰하겠다고 예고했다. 세제 혜택 축소, 국가 수익 배분 확대, 복수 사업자 경쟁 도입이 향후 핵심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운하 통행이 파나마 GDP의 약 6%, 연간 2,700억 달러 규모의 교역을 떠받치는 만큼 법치 회복과 투자 매력 유지 사이의 균형을 놓치면 국가 전체의 자본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이제 사건의 무게중심은 국제중재로 옮겨가고 있다. CK 허치슨은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파나마 정부는 헌법상 공익과 주권적 결정을 방패로 삼겠지만 중재판정부는 국내 헌법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그것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국제법적 보호 의무를 위반했는지를 냉정히 가릴 것이다. 2012년 아르헨티나의 YPF 국유화 사태가 보여주듯 장기 자원•인프라 계약은 정치 변화에 취약하다. 하지만 파나마 사태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정권 교체와 정책 선회가 누적되면 감사•검찰•사법 절차가 정치적 목적을 위한 '합법적 무기(Lawfare)'로 활용되어 계약 자체가 백지화될 수 있다는 서늘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결국 파나마운하를 둘러싼 이번 충돌은 선박의 항로가 아니라 자본과 법의 항로를 둘러싼 싸움이다. 국가들은 여전히 외국 자본을 필요로 하지만 안보 환경이 바뀔 때마다 과거의 계약을 헌법의 저울 위에 다시 올리고 싶은 유혹에 시달린다. 서명된 계약은 출항에 불과하다. 정권이 바뀌고 헌법의 잣대가 들이닥치는 좁은 수로를 무사히 통과해야 비로소 목적지에 닿는다. 파나마운하가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 - 홍콩우리교회 서 현 목사최근,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겠습니까? 아니면 지금 시대에 남아 있겠습니까?” 이 질문에, 그는 “20대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살던 때가 더 행복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세상 물정을 모르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무지함’에는 놀라운 힘이 있거든요. 엔비디아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그 때 제가 몰랐기에, 오히려 그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세대는 너무 냉소적이고,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비관적인 게 아니라, 너무 많은 정보를 알기에 비관적으로 변합니다.” 이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 역시 여러 SNS중 페이스북만 사용합니다. 그것도 개인적인 생각을 나누기보다, 주로 수요저널 칼럼이나 제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곳에서 너무 많은 ‘소리’를 듣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 각자 옳다고 주장하며,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심지어 개신교인라는 이유만으로 무례한 댓글을 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논쟁에 시간을 쓰기보다는, 제 일에 집중하는 편이 낫습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 한 쪽에 맞춰도 다른 쪽에서 비난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젠슨 황의 말처럼, 너무 많은 정보를 아는 시대의 사람들은 너무 쉽게 냉소적 비판자가 됩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말을 듣게 됩니다. 그중에는 나를 조종하려 하거나, 은근히 비난하거나, 내 말을 듣지 않는다고 공격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새로운 현상이 아닙니다. 성경을 보아도 사람들이 예수님을 비난했습니다. 마태복음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나옵니다. 16이 세대를 무엇으로 비유할까 비유하건대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제 동무를 불러 17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슬피 울어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 18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아니하매 그들이 말하기를 귀신이 들렸다 하더니 19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말하기를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 지혜는 그 행한 일로 인하여 옳다 함을 얻느니라(마태복음 11:16–19) 예수님 당시에 어린이들은 장례식과 결혼식을 흉내내며 놀았습니다. 피리 불며 결혼식 놀이를 할 때 춤추지 않고, 슬피 울며 장례식 놀이를 할 때 가슴을 치지 않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무엇을 해도 함께 하지 않고 딴지를 거는 아이들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셨습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님이 오실 것을 준비했습니다. 광야에서 금식하며 사람들의 각성과 자각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런 요한을 보면서 사람들은 “귀신 들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에 예수님이 사람들과 먹고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은 먹는 것을 탐하는 사람이다. 술을 좋아한다”라고 비난했습니다. 먹지 않아도 비난하고, 먹어도 비난합니다. 무엇을 해도 트집잡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모습이 오늘의 세상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으셨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셨고, 병든 자를 고치시며,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어떤 이는 그분을 구세주라 불렀지만, 또 어떤 이는 “귀신 들린 자”라고 조롱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어떻게 이런 삶이 가능했을까요? 예수님의 내면이 단단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내면이 견고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내면의 힘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에서 나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예배와 기도시간을 통해 그 시간을 갖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내가 지금 걷는 길이 어떤 길인지 확인합니다. 교회는 그런 시간을 공유하는 공동체입니다. 함께 예배드리고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며, 격려와 기도로 지지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흔들릴지라도 무너지지 않도록 서로를 붙잡아줍니다. 홍콩처럼 낯설고 외로운 환경 속에서는 더 쉽게 흔들립니다. 작은 말 한마디에 마음이 무너지고, 자존감이 흔들립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비난하며, 할 수 있는 일조차 주저하게 만듭니다. 홍콩우리교회는 이런 분들에게 쉼의 자리가 되고 싶습니다. 홍콩에 있는 여러분과 교제하기 원합니다. 서로를 세우고, 흔들리지 않도록 지지하는 모임이 되기 원합니다. 사람들의 말에 흔들려 지친 여러분이 쉼을 얻는 모임이 되기 원합니다. 저희와 함께 하시지 않겠습니까? 언제든 홍콩우리교회에 오셔서 함께 하시면, 저희 모두 기쁨으로 여러분을 맞이하겠습니다. 이번 한 주도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단편소설] 홍콩 한인들의 슬픈 이야기 - 홍콩 워홀러의 외침 32015년 홍콩의 긴 여름은 끈적거리는 습기와 함께 깊어갔다. 영준이 '해피 호텔'의 이층 침대 위에서 눈을 뜬 지도 벌써 석 달이 지났다. 인턴일은 생각보다 단순했고 매일 배움과 연습이 반복됐다. 처음의 설렘은 빠듯한 생활비 계산 속에 묻혀버렸다. "영준, 오늘 점심은 어떡할 거예요?" 희진이 출근길 MTR 역 앞에서 물었다. 그녀의 얼굴은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눈에 띄게 핼쑥해져 있었다. "편의점에서 식빵 한 봉지 샀어요. 회사 탕비실에 있는 잼 발라 먹으려고요." 영준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물가 높은 홍콩에서 인턴십 월급 5,000홍콩달러는 숨만 쉬어도 사라지는 마법 같은 돈이었다. 사실 매달 마이너스여서 가지고 온 돈을 더 쓰고 있었다. 반면, 워킹홀리데이로 온 기영과 명호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한인 식당에서 워홀러로 일하는 그들은 식당 측에서 제공하는 아파트 숙소에서 지내며 끼니도 식당에서 해결했다. 월급 또한 6,500달러로 영준보다 높았기에, 그들은 매달 착실히 저축까지 하고 있었다. 가끔 단체 카톡방에 올라오는 그들의 고기 회식 사진은 영준에게 부러움과 박탈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하지만 3개월 차에 접어들 무렵부터 기영과 명호의 카톡 메시지 톤이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기영]: "영준아, 진짜 못 해 먹겠다. 부주방장이 오늘 또 숙소에서 소리를 지르네. 한국 사람끼리 이러는 게 더 서럽다." 시작은 부주방장의 폭언이었다. 주방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한국 사람들끼리는 군대 문화가 이어졌고, 서툰 실수는 곧장 심한 말로 돌아왔다. 명호의 메시지는 더 충격적이었다. [명호]: "야, 너희는 A식당 음식 먹지 마라. 그쪽 워홀러한테 들어보니까 원가 아낀다고 유통기한 간당간당한 재료들 그냥 쓴대. 양심에 엄청 찔려서 못 있겠대." 평소에 자기 식당 칭찬하며 좋은 소식만 전하던 두 워홀러에게 노동은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생존의 시간이었다. 대부분의 식당 사장님들은 워홀러들을 자식처럼 대하면서 잘 챙겨주지만 간혹 일군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영준을 당황하게 만든 건 차별에 대한 이야기였다. 워홀러들이 일하고 있는 여러 한국 식당에는 동남아와 서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도 함께 일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몇몇 사장과 한국인 관리자들은 그들을 인격적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한국어로 내뱉는 멸시 섞인 말투와 비하 발언들이 자주 들린다는 것이다. 영준은 카톡으로 전해지는 그들의 슬픈 외침을 보며, 자신이 겪는 어려움보다 더 깊은 홍콩의 어두운 이면을 마주하고 있었다. 영준은 창밖의 화려한 센트럴 빌딩 숲을 바라보았다.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땅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감옥보다 좁은 방과 폭언이 난무하는 일터일 뿐이었다. 퇴근길, 영준의 핸드폰 진동이 다시 울렸다. [기영]: "영준아, 우리 오늘 밤에 좀 만날 수 있을까? 진짜 다 그만두고 한국 가고 싶다..." 영준은 답장을 쓰려다 멈췄다. 낡은 호텔 방의 에어컨 소리가 오늘따라 비명처럼 날카롭게 들려왔다. 다음 주 '홍콩 워홀러의 외침 4편'이 이어집니다. -
섞이지 않아도 괜찮은 맛 - 박완기 홍콩법정변호사차찬탱의 아침은 질문이 아닌 전제로 시작된다. 합석은 선택이 아니다. 좁은 원형 테이블. 모르는 사람의 팔꿈치가 가슴을 스칠 듯 가깝다. 메뉴판을 펴기도 전에 머리 위로 목소리가 꽂힌다. "What you want?" 주어와 예의를 발라내고 뼈만 남은 영어. 주인장의 손톱 밑에는 검은 때가 끼어 있고 앞치마는 기름에 절어 뻣뻣하다. 그는 대답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재촉하고 있다. 주문, 서빙, 계산, 치우기. 이 4박자의 리듬이 깨지는 것을 그는 용납하지 않는다. 나는 반사적으로 메뉴판 가장 위의 것을 가리킨다. 광동어는 의미 없는 타악기 소리 같다. 높고 낮은 성조가 쇠구슬처럼 쏟아져 내 귀를 때리고 바닥으로 흩어진다. 웃음인지 싸움인지 구분되지 않는 고성들이 허공에서 엉킨다. 나는 그 소음의 한가운데 앉아 입을 다문다.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는 건 투명인간이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주인장의 날카로운 파열음이 들린다. "가단(加蛋)!" 계란 추가. 그 짧은 외침에 주방에선 기름 끓는 소리가, 홀에서는 접시가 카운터에 부딪히는 달그락거림이 화답한다. 소란스러움 속에 정교한 톱니바퀴가 돈다. 누구도 서로를 쳐다보지 않지만 누구도 부딪히지 않는다. 창가 쪽, 뼈마디 굵은 노인이 신문을 펼친다.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기도 전이다. "보로바오, 나이차." 주인장은 대꾸 없이 주문서에 볼펜을 휘갈긴다. 그는 고개를 들지 않고 주인장도 그를 보지 않는다. 이십 년은 족히 넘었을 반복. 확인도 감사도 필요 없는 관계. 그 노인은 그저 그곳에 놓인 오래된 가구처럼 자연스럽다. 내 앞에 붉은 찻물이 놓인다. 홍콩식 밀크티. 혀끝을 조이는 떫은 홍차와 끈적한 연유가 한 잔에 담겼다.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두 액체가 좁은 잔 속에서 억지로 어깨를 끼워 맞추고 있다. 우아한 조화라기보다 치열한 엉겨 붙음이다. 목구멍으로 넘기는 순간 혀를 조이는 떫은맛이 지나가고 그 뒤를 묵직한 단맛이 빈틈없이 채운다. 옆자리 관광객이 메뉴판을 들고 머뭇거린다. 그 틈을 타 나는 허공에 대고 짧게 뱉는다. "싸이도시 음거이." 홍콩식 프렌치 토스트. 어설픈 성조가 소음 속에 섞인다. 주인장의 볼펜 끝은 멈춤 없이 매끄럽게 미끄러진다. 그는 내 얼굴을 보지 않는다. 발음을 교정해주지도 다시 묻지도 않는다. 그저 주문을 처리하고 돌아선다. 등받이에 꼿꼿하게 세웠던 허리가 그제야 풀어진다. 내 존재감은 딱 그 주문서 한 장의 두께다. 얇고, 구겨지기 쉽고, 언제든 폐기될 수 있는 종이 한 장. 그 하찮음 덕분에 나는 비로소 의자에 엉덩이를 깊숙이 파묻는다. 누구도 나를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뻣뻣한 목덜미를 부드럽게 주무른다. 창밖으로 웃통을 벗은 남자가 수레를 끈다. 바퀴 구르는 소리가 식당 안까지 진동을 전한다. 땀에 젖은 등, 햇볕에 그을린 목덜미들이 아스팔트 위를 구른다. 그 진동 위에서 나는 찻잔을 든다. 달고 떫은 액체가 위장으로 흘러든다. 주머니 속 전화기가 요동친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 한국말이 귓가를 흔든다. "휴가는 잘 보내고 계시죠?" 안부를 묻는 한국에 있는 변호사의 목소리. 이곳의 억센 소음 속에서 그것은 지나치게 둥글고 무르다. 연유처럼 끈적하게 고막에 늘어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서둘러 대답하고 전화를 끊는다. 검은 화면 위로 내 얼굴이 비친다. 입을 다문 채 눈을 내리깐, 이방인의 얼굴이다. 잔을 비운다. 바닥에 남은 얼음이 짤그랑 소리를 낸다. 이십 년 뒤, 내가 저 창가의 노인처럼 될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서툰 성조를 쓸 것이고 주인장은 늘 그랬듯 내 얼굴을 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완벽하게 섞이지 않아도. 떫은맛과 단맛이 각자의 성질을 세운 채 한 잔에 담기듯 나도 이 틈새에 끼어 있을 뿐이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플라스틱 의자가 바닥을 긁는 소리가 날카롭다. 내가 덥힌 온기가 식기도 전에 누군가 그 자리에 엉덩이를 들이민다. 문을 밀고 나서자 끈적한 습기가 얼굴을 덮친다. 트램이 덩커덩 거리며 지나간다. 나는 인파 속으로 걸음을 옮긴다. 거대한 소음이 다시 나를 에워싼다. 나는 그 시끄러운 소용돌이 속으로 굴러간다. 바닥에 흩어지는 수만 개의 쇠구슬 중 하나가 되어, 섞이지 않은 채로 매끄럽게. -
왜 무서워하십니까? - 홍콩우리교회 서 현 목사며칠 전, 오랜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건강검진에서 몸 여러 곳에 종양과 염증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암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친구는 많이 무섭다며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짧은 메시지 안에 담긴 깊은 두려움이 생생히 전해졌습니다. 얼마나 무섭고 불안할까요? 정밀검사를 기다리는 시간. 결과를 알기 전까지의 나날이 얼마나 길고 막막할지 떠올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위로의 말을 전했지만, 그 두려움과 무서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우리 삶에도 이런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예고 없이 직장을 잃기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건강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죽음이 불쑥 눈앞까지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누구라도 두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비슷한 경험을 하신 적이 있습니까? 성경에도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과 같이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가던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큰 풍랑이 일어나 배가 뒤집힐 위기에 처합니다. 제자들은 공포에 휩싸여 예수님을 깨우며 소리칩니다. “주님, 구해 주세요! 우리가 죽게 생겼습니다!” 읽기 쉽도록 새한글 성경을 인용합니다. 23예수님이 배에 올라타시자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갔다. 24그런데, 보라, 바다에 큰 물결이 일어났다. 배가 파도에 뒤덮일 정도였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주무시고 계셨다. 25그래서 제자들이 다가가 예수님을 깨우고 소리쳤다. “주님, 구해 주세요! 우리가 죽게 생겼습니다!” 26그러자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왜 겁을 먹고 있나요, 믿음이 작은 사람들이여!” 그때에 예수님이 일어나서 바람들과 바다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매우 고요해졌다. 27사람들이 놀라서 말했다. “이분은 어떤 분이지? 바람들과 바다도 순순히 그분 말씀을 듣다니!” (마태복음 8:23-27 대한성서공회 새한글 성경) 갈릴리 호수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 돌풍이 자주 일어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는 평생 이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살던 어부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날의 풍랑은 그들의 경험과 기술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들의 경험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파도가 배를 집어삼킬 듯 덮쳐 배는 곧 침몰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배 안에서 주무시고 계셨다는 점입니다. 유람선처럼 큰 배도 아니고, 조금만 흔들려도 서로 밟을 수 있는 좁고 작은 배입니다. 그 배가 요동치는데도 예수님은 주무십니다. 반대로 바다의 전문가인 제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예수님을 깨우며 외칩니다. “도와주세요!” 그들의 지식과 경험은 죽음 앞에서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으면, 웬만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어” 그러나 어느 순간, 그것이 착각임을 압니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납니까?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왜 겁을 먹고 있나요, 믿음이 작은 사람들이여.” 이 말씀을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전혀 믿지 않았다면, 애초에 예수님을 깨우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대로 예수님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온전히 믿었다면, 문제가 해결된 뒤 그토록 놀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아도 제자들의 행동은 모순적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면서도, 정작 예수님이 누구신지 몰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 없음을 책망하십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믿음은, 예수님과의 관계입니다. “내가 지금 같이 있는데 왜 무서워하니?”라는 물음입니다. 교회가 “예수님 믿으세요”라고 전하는 것도 결국 이 관계에 대한 초청입니다. 내 전문적인 지식이 통하지 않는 일을 겪을 때,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날 때,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이라는 위협이라는 현실 앞에 설 때. 우리는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도움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 예수님에게서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려움 가운데서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홀로 있지 않도록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예수님은 두려움의 한복판에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교회는 이 예수님을 믿는 모임입니다. 그래서 관계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깁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를 잊지 않고 이 땅을 살아가려 합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이유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지금 혼자라서 더 두렵게 느껴지는 분이 계신가요? 홍콩우리교회는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혼자 감당하기 벅찬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서로의 두려움을 품어주고자 합니다. 두려움을 나누는 자리에서, 우리는 오히려 두려움을 이길 힘을 얻게 됩니다. 우리 힘으로 이겨낼 수 없는 문제 앞에서, 예수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함으로 두려움을 이길 수 있습니다. 이번 한 주간도 여러분 옆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홍콩우리교회는 여러분을 항상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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