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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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변호사의 법률칼럼] 홍콩에서 소음공해, 어디까지 신고할 수 있나?홍콩에서 직장 생활을 하게 된 A 양은 모처에 아파트를 계약하고,그다음 날인 토요일 오전에 임시로 머물렀던 숙소에서 나와 계약한 집으로 이사하였다. 그는 짐 정리를 마치고 지인과 외부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저녁 9시경 아파트로 돌아왔다. 해당 층에 도착하여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는 순간 TV 소리, 아이들 울음소리와 더불어 강아지 짖는 소리까지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다양한 소음을 접하게 되었다. 집안에 들어오니 좀 덜한 듯했지만,이번에는 위층에서 사람이 뛰어다니는 소리와 함께 공을 바닥에 튕기는 소리가 그대로 전해졌고, 설상가상으로 비행기 이륙으로 인한 소음은 밤 12시가 넘도록 이어졌다. 전날 이사로 인한 피곤함과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 각종 소음으로 잠을 설쳤던 A 양은 일요일이던 다음 날 아침 11시가 넘어서야 잠에서 깨었는데, 이번에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동차 도난경보기가 울려대기 시작하더니 옆집 어디에선가는 여러 여인의 시끄러운 대화 소리와 함께 달그락거리는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려왔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는 이웃집에서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마작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잠시 후 윗집에서는 누군가 열심히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었다. A 양은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음과 관련해서 법 Noise Control Ordinance (Cap. 400)에 의거 경찰에 도움을 요구할 수 있다. 제4조에서는 평일 및 토요일에는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General Holidays(http://www.gov.hk/en/about/abouthk/holiday/2025.htm)날에는 특정 시간 없이 온종일, 소음을 발생케 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제5조에서는 악기, 음향기기, TV,확성기, 게임, 상업 행위 등,소음원을 명시하고 있지만 시간적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참고로 동 조항들이 적용되는 장소로써 주거지는 물론 공공장소도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A 양은 아파트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음의 종류와 시간에 따라 경찰서에 신고할 수 있겠다. 구체적으로 피아노,마작, 음악, TV에 의해서 발생되는 소음은 발생 시간과 관계없이 신고할 수 있다. 강아지 소음, 아이들 소음, 위층에서 전해오는 뛰는 소음과 공놀이 소음 등은 평일 및 토요일의 경우 23:00~07:00사이에 발생하였다면 신고가 가능하고, 일요일 및 휴일에 발생하었을 경우 발생 시간에 상관없이 신고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자동차 경보기와 관련해서는 제 13B조에 의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데 5분 이상 작동될 때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항공기의 경우 예전 카이탁(Kai Tak) 공항 시절에는 법으로 오후 11:30부터 오전 6:30까지 이착륙 금지시간으로 정해놓고 있었지만,지금의 첵랍콕(Chek Lap Kok) 국제공항은 24시간 운영되고 있기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1998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규정에 따르면 0시부터 오전 7시 사이의 착륙은 남서방향에서(마카오 방향)접근하고 이륙은 남향항로로 (홍콩 섬 서쪽 통과) 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풍향 등의 조건에 의한 예외를 허락하고 있기에 A양은 새벽에 비행기 소음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지속적인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홍콩에서 상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경찰에 신고하기에 앞서 대부분 관리실에 의뢰하게 되는데, 이때 신고자에 대한 정보는 비밀로 할 것을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경찰에 신고하는 결정은 관리실에 협조를 부탁해 본 이후에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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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수 약사의 건강칼럼] 홍콩에서 감기약 사기감기는 사시사철 가장 흔하게 약국이나 동네 의원에 방문하게 하는 질병입니다. 특히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는 환절기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얼마 전까지 따뜻하던 홍콩도 최근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지며 감기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감기약을 찾으시는 여행객 및 교민 분들이 늘고 있는데 감기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어 드리고자 글을 적어봅니다. 감기란 정답이 없는 질병 감기는 상기도에 바이러스가 침입하여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그런데 감기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수 백 가지가 되며, 약을 써도 바이러스는 변이가 쉽게 일어나 근본적으로 약으로 원인을 제거하기가 곤란합니다. 일부 전문 의료인들조차도 우스갯소리로 감기는 낫는데 그냥 두면 7일이 걸리고, 약 먹으면 1주일이 걸린다고 말합니다. 약은 감기 치료에는 의미가 없다는 말이죠. 감기약은 증상 완화용 우리가 흔히 먹는 감기약은 증상을 완화하는 약입니다. 열이 너무 나면 열을 내려주고, 코가 너무 막히면 충혈된 코 혈관을 수축시켜 주고, 기침이 심하면 기침을 억제해주는 등 증상을 다소 완화시키는 것이지 치료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사실 감기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자연히 열이 나고, 바이러스를 내보내기 위해 콧물과 기침이 나오는데 이것은 몸이 질병을 이겨내기 위한 면역반응으로, 무조건 억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감기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감기 증상은 무조건 억제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뜨릴 정도로 많이 불편할 때 약으로 덜어서 감기가 지나가는 동안 힘들지 않게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 일부 예외가 되는 약들도 있기는 있습니다. 감기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항생제는 효과가 없습니다. 하지만 누런 콧물이나 가래가 나오거나 열이 심하거나 하는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는 대개 2차 세균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항생제를 써서 세균을 사멸시키고 병세를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Lysozyme은 소염효소제로 항균작용이 있습니다. 항생제는 함부로 구하기 어렵고 내성의 우려도 있으나 lysozyme은 처방없이 쉽게 구할 수 있고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어 특히 홍콩에서 인후염에 효과적으로 널리 쓰고 있습니다. 우리 인체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방향으로 장기간 예방 목적은 물론 단기간 감기 치료 목적으로 비타민B, C, 아연, 프로폴리스 등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좋은 감기약 추천해주세요" 사람마다 면역력과 병태가 다를 수 있고 똑같은 사람이 감기에 걸려도 지난달 감기와 오늘 감기의 양상이 전혀 다를 수 있어 모든 사람에게 효과 좋은 감기약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면역력 증강 영양제를 드시면서 우리 몸이 스스로 감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최선입니다. 유명 브랜드의 감기약들 파나돌, 항푹감모소 같은 감기약은 약사인 저로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홍콩약사법은 규제가 과도해서 효과가 조금이라도 센 성분은 광고 자체를 할 수 없고, 따라서 유명한 브랜드가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흔히 쓰는 일반의약품 감기약인 액티피드, 부루펜 정도의 약도 카운터에서 손님이 직접 찾아볼 수 없고 TV 광고를 할 수도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파나돌, 항푹감모소 같은 광고를 많이 하는 유명 브랜드는 효과는 약하고 가격은 비쌉니다. 그러므로 증상이 불편해 약이 필요하다면 증상에 맞추어 약사 또는 의사에게 상담하여 약을 살 것을 권해드립니다. 현지 약국에 가면 언어적인 장벽 때문에 상담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에게 찾아오시면 쉽게 도와드릴 수 있지만 여건이 어려우신 경우를 위해 감기약을 타 먹기 위한 간단한 약국 실전 광동어를 하단에 적어드리니 필요하신 경우는 약국에 해당 글자를 직접 보여주어 약을 타 드시기 바랍니다. #홍콩약사 #감기 #感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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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 버스 번호에 담겨진 의미는?오늘은 홍콩의 대중교통 중 하나인 2층 버스에 대해 알아본다. 이곳 시내 버스의 번호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노선을 나타내는 번호에는 나름의 부여 원칙이 있다. 이를 알면 각 버스가 어디로 운행되는지에 대한 대략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층 버스의 시작과 변천사 대중교통으로 홍콩에 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것은 1920년대이다. 당시 홍콩의 거리에는 이미 트램이 교통 수단으로 승객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1921년에 설립된 구룡모터버스(The Kowloon Motor Bus Co. Ltd 九龍巴士)는 홍콩 최초의 버스 회사이다. 지금도 KMB라는 마크를 달고 구룡과 신계를 오가고 있다. 오늘날 볼 수 있는 2층 버스가 등장한 시기는 1949년이다. 이민 인구가 급증하여 대중을 많이 실어나를 수 있는 교통 수단의 필요성에 의해 탄생했다. 홍콩섬의 경우 좁은 도로 사정으로 인해 2층 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한 것은 구룡, 신계보다 늦은 1963년에 와서였다. 또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은 1972년에 발생했다. 최초로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해저 터널로 운행하는 버스의 개통이 이루어졌다. 버스에 에어컨이 달리기 시작한 것도 1970년대였다. 홍콩의 버스 회사는? 민간 버스가 운행하는 버스 회사로 총 4곳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구룡모터버스 외에도 시티버스 리미티드(Citybus Limited 城巴), 롱윈 버스(Long Win Bus 龍運巴士),뉴란타오 버스(New Lantao Bus 新大嶼山巴士)이다. 시티버스는 주로 홍콩섬, 카이탁 개발구, 크로스 하버, 튄문, 선전만 등을 오가고 있다. 롱윈 버스는 퉁청, 디즈니랜드, 공항 등 주요 신계 지역을 운행 중이다. 뉴란타오 버스가 담당하는 지역은 란타우, 윈롱, 그리고 선전베이이다. 세 번째로 큰 민간 버스 회사였던 뉴월드퍼스트버스(New World First Bus 新巴)는 2023년 시티버스에 합병되었다. 이들 4개의 버스 회사가 운영하는 노선은 약 750개이다. 홍콩은 전세계에서 공영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소수의 도시 중 하나이다. 홍콩 버스 노선 번호에 담겨진 의미는? 홍콩의 버스 노선은 크게 4개의 지역, 즉 홍콩섬, 구룡, 크로스 하버, 그리고 신계에서 자체적인 번호를 달고 운행한다. 따라서 각각 다른 지역에서 중복된 번호의 버스가 다니기도 한다. 예를 들면 1번과 2번 버스는 세 곳에서 다른 노선으로 다닌다. 한편 이들 버스 노선에 부여받는 번호는 체계와 규칙성을 지닌다. 1. 알파벳이 숫자 앞에 붙는 노선 A (Airport) – 공항으로 운행되는 버스이다. A35번을 제외하고 공항 인근 공항 물류 구역의 케세이퍼시픽 본사를 거친다. B (Border) – 록마차우, 선전베이, 강주아오대교 등 홍콩 국경을 넘어 중국 본토와 연결되는 노선이다. E (External) – 보통 란타우를 중심으로 운행되며 공항이 종착역이다. 공항 물류 구역을 경유하는데, ‘A’자가 붙는 공항 버스에 비해 요금이 훨씬 싸다. K (KCR) – 중국 본토로 연결되는 지하철 노선 이스트 레일(KCR) 및 튄마 라인과 연결되는 버스이다. 2. 알파벳이 숫자 뒤에 붙는 노선 A~G – 특별한 의미는 없다. 단지 기존에 오래 다니던 노선과 차별을 이루기 위해 번호 뒤에 붙는 경우이다. D – 디즈니랜드 H – 병원 P(Peak Hours) – 혼잡한 시간에 운영되는 특별 노선이다. X(Express) – 중간의 일부 구간을 거치지 않아 빠르게 승객을 실어 나른다. 빠른 것은 좋지만 내가 가려던 곳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경유지를 잘 확인하고 타야 한다. 3. 숫자 홍콩섬부터 살펴보자. 1~29번은 버스 노선이 생기던 초창기에 차이나 모터스(지금은 시내버스 운행이 중지되었고, 기존 노선들은 주로 시티버스가 인수함)가 순서대로 부여한 번호이다. 30~79번, 그리고 90~99번은 홍콩섬 남부를 운행한다. 30~39은 폭푸람, 60~69은 리펄스베이와 스탠리, 70~79은 웡축항과 에버딘으로 연결된다. 90~99번은 홍콩섬에서 살짝 떨어진 작은 섬 압레이차우 노선이다. 홍콩섬 동부는 80~89번이 담당한다. 시우사이완과 차이완으로 운행된다. 이외에 700~789번은 동부 간선 도로를 따라 어드미럴티와 센트럴로 연결된다. 다음은 구룡 및 신계 지역이다. 아래의 번호 체계는 1973년부터 시작되었다. 1~29번은 구룡 노선(6R과 14S는 제외)이다. 30~49은 콰이칭과 췬완, 50~69은 튄문과 윈롱 노선 (63R, 64P, 65K, N64P 제외)이다. 록마차우(윈롱)는 70~79번, 샤틴은 80~89번이, 사이쿵 북부와 타이포는 90~99(9D 제외)번이 운행 중이다. 해저터널을 오가는 버스 노선들도 정리해 본다. 100~199번은 홍함 해저터널을 경유한다. 300~399번은 혼잡 시간에 운행된다. 대부분 1990년대 생긴 노선들인데, 주로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출근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600~699번은 동부 해저터널로 다닌다. 단, 629번은 제외이다. 900~999번은 서부 해저터널을 경유한다. 앞으로 대로에서 다니는 버스의 노선을 보며 행선지를 유추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다. 그나저나 홍콩 생활 20년이 되어도 애들처럼 늘 2층 맨 앞자리부터 찾는 나의 습관은 이곳을 떠날 때까지도 계속될 것 같다. <참고 자료> https://hkbus.fandom.com/wiki/巴士路線編號方法 https://hltsang.tripod.com/bus/bu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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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변호사의 법률칼럼] 한국 판결문을 홍콩에서 적용할 수 있을까?한국에서 딸기농장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홍콩의 모 식품박람회에서 한국교민 홍 사장을 알게 되었다. 홍 사장은 자신이 홍콩의 대형슈퍼마켓에 한국산 농산물을 납품하고 있는데 마침 한국산 딸기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며 한 사장과 같은 생산자를 찾고 있었다고 하였다. 홍 사장은 이어 홍콩으로 수입되는 딸기는 변질에 대한 위험부담으로 수출자가 후불조건을 감수해야 한다며 한 사장도 딸기를 납품하려면 이런 지불방식에 따라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평생 농사만 짓던 한 사장은 홍콩에 대하여 알리 없었고 언어문제 때문이라도 처음부터 홍 사장과 같은 교민이 운영하는 업체를 찾고 있었다. 한 사장은 현지에서 통역을 돕고 있는 학생을 통해서 홍 사장이 납품 중이라는 현지 슈퍼마켓이 100개가 넘는 소매점을 운영하는 홍콩의 대표적 슈퍼마켓 체인업체라는 설명을 듣게 되고 홍 사장과 같이 일하면 언어적인 문제도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지불조건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납품가가 국내와 비교해서 50% 이상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에 부패에 따른 손실을 감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홍 사장을 믿어보기로 했다.두 사람은 딸기 공급/구매에 관한 계약서에 서명하고 한 사장은 귀국 후 바로 첫 선적을 시작하였다. 거래는 1년간 순조롭게 이루어졌지만, 문제의 발단은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던 홍 사장의 무리한 주문량이었다. 실제로 받은 주문에 비하여 10배에 가까운 주문을 한 홍 사장은 결국 5억 원에 가까운 딸기를 매각하지 못하고 폐기하기에 이르렀고 곧이어 한 사장과 대금문제로 다투게 되었다. 한 사장은 딸기가 부패하여 폐기 처리된 이유가 홍 사장의 무리한 주문이 원인이었다는 판단에 홍 사장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한 사장은 홍 사장과 그의 업체를 상대로 한국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아내었다. 하지만 홍 사장은 한국에 재산이 없었고 홍콩에 업체와 자신의 명의로 20억 원이 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다.이를 알게 된 한 사장은 홍콩에서 판결을 집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홍콩변호사를 찾게 되는데……. 한 사장이 우선으로 살펴야 하는 것은 과연 소송을 한국에서 제기한 것이 옳았던 것인가의 문제이다. 통상적인 계약서에는 Governing Law (관할법) 및 Jurisdiction Clause (관할법원)조항들이 있으므로 한국법 및 한국법원이 관할권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만일 이런 조항들이 없는데도 한국에서 재판이 이루어졌다면 홍콩법원에서 이를 받아드려 달라는 소를 제기하기 위해 한국법원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한 소명은 필수적이다. 이미 취득한 판결문을 홍콩에서 집행하려면 한 사장은 홍콩법원에 한국법원이 내린 판결문에 대한 유효성을 판단해 달라는 소를 제기해야 한다.이는 별도 민사소송을 통하여 채무자의 자산을 상대로 강제집행을 꾀하는 것으로써 별도소송 없이 집행할 수 있는 Foreign Judgments (Reciprocal Enforcement) Ordinance (Cap. 319)에 비하면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동 조례 하에 홍콩법원은 일부 국가(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 브루나이, 뉴질랜드, 버뮤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및 이스라엘)의 법원에서 내린 판결문만 인정하고 있으며,한국과 같이 홍콩과 관련 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지역은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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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수 약사의 건강칼럼] 비타민D 이야기비타민 홍콩에서는 비타민(Vitamin)을 維他命(와이타멩), 혹은 維生素(와이상소) 라고 부릅니다. 비타민은 신체가 정상적으로 성장, 기능하는데 필수적인 미량영양소 입니다. 비타민이 부족하면 신체에서 각종 크고 작은 기능 장애가 나타나게 됩니다. 한국인은 비타민D 결핍 그 중에서 비타민D는 햇빛의 자외선을 받았을 때 자연적으로 체내에서 합성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햇빛에 노출될 기회가 적고, 실외에 나가더라도 옷이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인체에서 충분한 양을 합성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국인은 70% 이상이 비타민D 결핍 상태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한국인 영양 결핍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가장 많이 진료를 받은 영양 결핍은 비타민D 결핍입니다. 조사 대상자의 73.7%가 비타민D 결핍이었다고 합니다. 비타민D의 기능 그러면 이렇게 비타민D가 결핍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비타민D의 기능에 대해서 따져보면 역으로 알 수 있습니다. 첫 째로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와 이용을 도와,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성장기에는 성장 장애, 구루병, 노인들에게는 골다공증과 골절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비타민D는 행복감을 높이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합성에 관여하여 우울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타민D는 면역력을 유지하는데도 필요합니다. 비타민D가 감기, 독감 등 급성 호흡기 감염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영국 퀸메리대학 연구팀이 영국과 미국, 일본 등 14개국에서 1만 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이 매일 또는 매주 보충제를 복용하면 감기, 독감, 기관지염, 폐렴 등 급성 호흡기 감염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 5만 3235명을 대상으로 한 동핀란드대 연구에 따르면 계절성 우울증이 아닌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은 비타민D를 복용 시 증상이 완화되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비타민D는 일종의 호르몬의 성질을 가진 물질로 체내에서 항암, 성인병 예방, 면역력 유지 등 다양한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고대 안산병원 윤혜령 교수팀은 한국 성인 4545명의 비타민D 결핍과 만성질환 지표들과의 연관성을 살펴본 결과, 비타민D 농도가 낮을수록 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지방간 관련 지표의 수치가 높았다고 합니다. 인간은 자연적으로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합성하게 끔 진화했습니다. 식품만으로 비타민D 1000IU를 보충하려 해도 계란 노른자 40개를 먹거나 우유 2L 이상을 마셔야 하므로 무리가 큽니다. 그러므로 자외선을 충분히 쬘 수 없다면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비타민D 보충제 비타민D 보충제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면서도 유용하고 제품에 따른 수준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부담없이 사서 복용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D 결핍인 경우, 일정시간 5000IU를 꾸준히 삽취하시길 권장하며, 정상 범위일 경우는 2000IU씩 복용하셔도 좋습니다. #홍콩약사 #비타민D #維他命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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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재건축 사업, 그리고 문제점은?인증샷 배경으로 유명한 초이홍 아파트, 재건축과 함께 역사속으로 얼마 전 홍콩의 초이홍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에 들어간다는 기사가 떴다. 별로 볼 품 없는 홍콩의 일반적 아파트와는 달리, 초이홍은 무지개색건물로 여행객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장소로 유명하다 (홍콩에서 아파트를 배경으로 관광 사진을 찍는 곳은 초이홍과 트랜스포머 촬영지였던 쿼리베이의 익청 빌딩 두 곳 정도일 것 같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홍콩을 방문 했을 때 이 동네에 들러 배드민턴을 친 일화도 유명하다. 초이홍 단지는 지어진 지 60년된 아파트이다. 2028년부터 세차례에 걸쳐 재건축 사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2048년 완공하여 입주가 이루어지기까지 장장 20년이 소요되는대공사이다. 완공 후 9200가구가 입주 예정인 바, 지금보다 1800 세대가 많아진다. 재건축 후에도 많은 홍콩인들과 관광객들의 추억이 서려있는 무지개빛 디자인을 되살리게 될지는 미정이다. 주택국장인 위니 호는 이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의 재건축 진행 과정 재건축 시행 아파트들은 대부분 60, 70년대에지어진 건물들이다. 그럼 홍콩의 재건축 공정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될까?우선 도시재건국(市區重建局, Urban RenewalAuthority)은 재건축이 필요한 곳에 대해 도시계획위원회에 재건축 방안을 제출한다. 도시재건국은 2000년 이전 ‘토지발전공사’의전신이다. 주요 업무로는 재건 사업이 진행될 지역의 토지 매입, 소유주와의보상금 해결을 들 수 있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여러 방안에 대해 공청회를 진행한다. 방안이 통과되면 도시재건국은 건물 소유주들에게 서신을 보낸다. 공실이없는지, 소유주 본인이 이용하는지 아니면 임대를 주고 있는지 등에 대해 소유주는 답변서를 제출한다. 이어 도시재건국은 현지 실사를 위해 방문하여 조사를 진행한다. 다음 단계로 도시재건국은 소유주들에게 정식으로 매입 의사를 제출한다. 쌍방은 서로 변호사를 선임하여 매매에 관한 세부 사항을 조율하게 된다. 그리고당국은 매입할 주택을 방문하여 현장 점검을 한 후, 쌍방은 매매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도시재건국은 다시 한번 현장 조사를 통해 상태를 점검하고 쌍방은 정식으로 양도 계약에 서명을 한다. 도시재건국은 매수 금액을 지불하고 계약이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재건축이 결정되면 2개월간신문에 공고가 실린다. 그리고 관련 프로젝트의 세부 자료를 게재하여 열람토록 한다. 공고 게재 기간 내에 관련 인사들은 도시재건당국이나 도시계획위원회에 반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이후 검토를 거쳐, 혹은 상소 등의 절차를 통해 최종 결정이 이루어진다. 이제 협상의 시간이다. 재건축에대한 결정이 내려지면 도시재건국과 아파트 소유주가 함께 테이블에 앉는다. 그리고 소유주들에게 시장 가격에근거한 매수 가격을 제시한다. 이때 보조금에 대한 제안도 함께 이루어진다. 보상금의 계산 방식은 통일이 되어 있다. 우선 재건축 지역에서 지어진지 7년된 아파트의 가격을 참고한다. 이와 함깨 새로 지어지는건물과 현재 건물의 차액을 보상금 형식으로 지급한다. 따라서 정부는 소유주들로부터 시세 보다 높은 가격으로건물을 사 들인다. 재건축이 소유주에게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이다. 이들에게는 보다 좋은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재건축할 건물을 매수하고자적극적이다. 이들은 건물을 재건해 높은 시세 차익으로 이득을 보고자 달려든다. 기존보다 층수를 더 올려 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부동산개발업체들의 매입가가 형성되는 공식이나 기준에 대해 특별히 공개된 것은 없다. 재건축으로 사라져 가는 홍콩의 옛 모습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한 지역과 건물들은 결국 재건축을 통해 세대교체를 이루게된다. 하나 홍콩 정부의 재건축 결정 및 시행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와 비판도 터져 나온다. 홍콩을 대표하는 본연의 모습이 사라져 가는 것이다. 현지 유력 인터넷 언론인 <홍콩01>은 올해 3월 ‘도시재건국이홍콩을 소멸시킨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게재하였다. 도시의모습을 새롭게 바꾸는 것도 좋지만 그 지역을 상징하는 전통적 면모도 잘 유지시켜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정부의 재건축 사업은 전문성이 부족하고 그저 사업성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매체는 비판한다. 도시재건국이아닌 ‘대형 호화주택개발국’이란 이름이 더 어울리는 행보를보이며, 계승해야 하는 홍콩의 전통적 이미지를 하나하나 지워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센트럴의 경우 100년 전과 비교해 보면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종심법원, 전 총독부, 세인트존스성당 정도이다. 침사추이, 몽콕, 야우마테이의밤을 밝히던 네온사인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철거되면서 홍콩 본연의 색깔을 잃어가고 있다. 무지개를 뜻하는 초이홍 아파트가 60년간유지해 온 일곱 색깔을 띄울 날이 시한부에 접어 들었다. 이곳을 방문한 적이 없다면 한번쯤 들러 인증샷을남겨보자. 홍콩의 대표적 명물 중 또 하나가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 < 참고 자료 > 【巿建局收購程序】市區重建是好是壞?市建局歷史回顧|千居Spacious 市區重建局主導的重建項目– Senior C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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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변호사의 법률칼럼] 영미법체계 홍콩에서 '계약'의 특징은? (3)핸드폰 케이스 제조업체 A사 사장은 작년 연말에 출시된 스마트 폰 은하수 1호 모델 용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다음 달 은하수 2호 모델이 나온다는 소식에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의 처리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설상가상으로 회사의 자금상황도 좋지 않아 그는 이 재고를 저렴하게 처리하여 현금화하기로 마음먹고 거래처 B사 사장에게 전화해 매입의사를 타진하였다. B사 사장은 곧 신형이 출시된다는 점을 이유로 80%할인된 가격이라면 전량 매입할 의사가 있다며 우선은 정식 Offer를 보내라고 하였다. A사 사장은 정상 납품가격의 20%로 넘기면 손해가 막심할 거라는 생각에 주저했지만 어차피 은하수 2호가 출시되면 이 재고들은 재활용 업자에게 폐품가격으로나 넘길 수 있을 것인 반면 현시점에서 전량 B사에 넘기면 그나마 현금 300만 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전량매각을 결정하고 월요일 오전에 B사로Offer를 작성하여 fax를 통해 발송했다. Offer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었다. - Offer valid for 3 days (until this Wednesday 1 pm) - Acceptance must be made in writing - Only original signed copy will be valid for acceptance Offer를 받아본 B사 대표는 마침 업계 관련자로부터 은하수 2호의 외장규격이 1호와 같을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케이스의 상호호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 A사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그는 Offer서류에 서명하고 원본을 편지봉투에 담은 후 근처 우체국에서 발송하였다.우체통에 편지를 넣은 시간은 화요일 오후 3시였다. 수요일 12시,사무실에서 평소와 같이 인터넷을 뒤적거리던 A사 대표는 한 외국사이트에서 은하수 2호의 외형규격이 1호와 동일할 것이기에 1호용 케이스를 2호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헐값매각을 위하여 Offer한 사실에 후회가 밀려왔지만 다행히 아직 B사로부터 회신이 없었고 이때가 12:30이었으니30분만 더 버티면 Offer는 무효처리 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는데……. B사 사장은 A사가 보내온 Offer조건에 따라 수요일 1시까지Acceptance를 하면 핸드폰 케이스를 80%나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 권한이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그의 Acceptance는 수요일 오후 5시에야A사에 도착하였다. 법의 원래 입장은 A사 사장의 손을 들어주었을 것이다.왜냐하면 Acceptance는 정해진 기한 내에 정해진 방법에 따라서 Offer한 자에게 유효하게 전달되어야만 효력을 갖기 때문이다.하지만 영미법에는 재미있는 예외적 Rule이 하나 있는데 바로 Postal acceptance rule이라 하여 Acceptance가 담긴 서신을 우체국에 넘겼다면 배달이 이루어진 시점이 아닌 발송자가 우체국에 서신을 넘긴 시점을 Acceptance가 이루어진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따라서 B사 사장이 우체통에 서류를 넣은 화요일 3시가 두 사람의 매매계약이 성립된 시점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 1818년에 있었던 Adams v Lindell판결에 따른 영미법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수요일 오전에 인터넷에서 은하수 2호 관련 정보를 확인한 A사 사장에게는 다른 옵션은 없었던 것일까?법에서 정하고 있는 규정을 보자면 Offer를 한 사람도 Acceptance가 있기 전이라면 Revoke (철회)를 할 수 있기에 기본적인 입장은 A사 사장도 자신의 Offer를 철회할 시간이 30분가량 있었건 사실이다.하지만 이 경우는 Postal acceptance rule이 적용되기 때문에 수요일 12:30은 이미 Acceptance가 이루어진 이후로 판단되기에 그가 관련 정보를 접했던 수요일 오후는 Offer의 철회가 이미 불가능해진 상황이었다. 참고로 Postal Acceptance Rule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계약서 조항은 유효하기 때문에 Offer를 하는 입장이라면 상황에 따라 Offer내용을 달리 작성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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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경제, 얼마나 회복되었을까?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홍콩은 아직 건재하다는 칼럼을 지난주에 게재했다. 지니고 있는 강점들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고, 여행업 등 전반적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오늘은 그 칼럼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 수치를 들여다보며 홍콩의 경제 상황을 짚어본다. 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 경제란 곧 GDP를 말한다. GDP는 국민총생산을 의미하는데, 소비 + 투자 + 정부지출 + 순수출(수출-수입)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의 상황을 정리해본다. 홍콩무역국 자료에 따르면 홍콩의GDP는 23년 12월 기준, 미화 총 3,835억 달러이다. 1인당 총생산으로 계산하면 50,889USD이다. 이는 전년도 대비 3.2% 증가한 수치이다. 참고로 한국의 1인당GDP는 23년 기준 35,500USD에 달한다. IMF 자료에 따르면 홍콩은 독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세계 19위, 한국은 27위이다. 그리고 홍콩무역국 자료를 보다 눈에 띄는 수치가 있었는데, 인구 현황이다. 2022년 747만이었던 인구가 작년에는 750만으로 증가한 것이다. 2019년 반중법 시위 이후 이민을 떠난 홍콩인들이 많았지만 곧 그 빈자리가 채워졌다. 원래 반중법 시위 이전 홍콩은 줄곧 750만 내외의 인구를 유지하여 왔다. 다시 원래의 수치로 돌아온 셈이다. 지난주 칼럼에서 언급하였듯이, 홍콩인들이 떠나 생긴 공백은 상당수가 중국대륙인들로 메워졌다 . 부진한 내수 소비 국민총생산의 한 축을 이루는 내수는 부진을 보였다. 정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7월 기준 소매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7.3%를 기록했다. 그런데 작년인 23년은 그 전해인 22년 대비 무려 16%의 성장을 보였다. 이는 아마도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어 급반등한 수치로 여겨진다. 올해는 이에 더 성장하지 못하고 주춤한 모양새이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지적되겠지만 최근 고금리 상황에 더해 홍콩인들의 ‘북상(北上)’ 현상과도 관계가 있다. 일본 니케이 경제신문 보도에 의하면 2023년 선전을 방문한 홍콩인은 총 5천 3백만 명에 달한다. 이는 한 명의 홍콩인이 7번을 방문한 수치이다. 원래 두 지역의 물가 및 서비스 차이가 분명한 것도 있었지만, 홍콩 달러의 강세는 홍콩인들의 북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인민폐 대비 홍콩 달러의 가치는 약 10%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지 않은 홍콩인들의 주말 선전행은 정부에게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여행객 64% 증가, 그리고 안정적인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 반가운 소식도 있다. 외부로 나가는 홍콩인들과 달리 외부에서 유입되는 여행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여행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을 찾은 여행객은 총 2천 1백만 명에 달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수치이다. 하루 평균으로 계산해 보면 11만 6천 명이 홍콩을 다녀가고 있는 것이다. 이중 중국대륙에서 방문한 여행객은 약 1,615만 명에 달한다. 비중국인은 약 5백만 명으로 전년 대비 80%의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률을 알아보자. 2024년 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의 상승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연 2% 상승을 적정 수준으로 본다. 따라서 2.2% 상승했다는 것은 물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확인해 볼 것은 실업률이다. 홍콩의 24년도 3사분기 실업률은 3%를 찍었다. 실업률은 노동 시장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특정 기간 동안 전체 노동력 대비 실업자의 수를 반영한다. 선진국에서는 보통 4%~8% 사이를 유지한다. 홍콩의 3%의 수치는 비교적 안정적 고용 상황을 나타낸다. 수출, 수입 모두 증가 GDP의 한 축을 이루는 수출과 수입 현황을 살펴볼 차례이다. 올해 1~7월 기준 수출량 및 수입량은 전년 대비 각각 7.8%, 4.1% 증가했다. 금액으로 보면 수출액은 4.1%, 수입액은 3.7% 상승했다. 상반기 무역 수지는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액은 1천 6백10억원에 달한다. 하나 전년도에 7.8% 하락한 수출 상황에 비추어 보면 올해 1~5월 기준 12.5%의 수출 증가는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금리는 어떨까? 홍콩금융관리국에서 9월 19일 발표한 기준 금리는 5.2%이다. 4년만에 0.5%를 인하한 수치로, 미국의 금리 인하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홍콩은 미국 달러에 고정하는 달러 페그제를 채택하고 있어 미국의 금리 움직임에 자동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향후 금리 인하 추세가 이어지면 홍콩 경제와 기업 환경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금년 7월 기준 부동산 가격은 2016년 10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고금리 상황과도 결부되어 있다. 정리를 해 보자. 홍콩은 1사분기 2.8%의 경제 성장률을 보인데 이어 2사분기에는 3.3%(어떤 통계에는 3.2%로 언급한다)를 기록하여 상승 호조를 이어갔다. 내수 소비는 약세이지만, 여행객들의 회복세로 이들의 관광 소비가 어느 정도 내수 동력을 이끌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홍콩 경제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건강한 상태로 여겨진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되리라 전망해 본다. < 참고 자료 > 김광석, ‘경제 읽어주는 남자의 15분 경제 특강’, 더 퀘스트, 2023 “적정 실업률은 어느 정도인가?”, EBS 파이낸셜 그룹 “홍콩, 연준 따라 4년 만에 기준금리 50bp 인하…5.25%”,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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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변호사의 법률칼럼] 영미법체계 홍콩에서 '계약'의 특징은? (2)Meeting of Minds 영미법 제도하의 계약은 두 사람의 생각이 만난다는 의미의Meeting of Minds라 하여 크게Offer, Acceptance, Consideration 및 Intention to create legal relations등 4가지 요소를 이야기할 수 있다. Offer 오퍼란 말 그대로 무언가를 제안한다는 뜻으로써 계약에는 제안자인A가 B의 약속을 전제로A 자신도 모종의 약속을 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며, 이를B가 받아들이면A와 B는offer의 내용에 따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계약법에서의 offer는 다시Unilateral offer와 Bilateral offer로(일방 혹은 쌍방)구분되는데, 둘의 차이점은 계약을 위하여A 혹은 A와B 모두 상대에게 특정 약속을 했는지 여부에 있다. Bilateral offer 명수는 딸기10박스를 금요일까지 홍철에게 배달하기로 약속하고 홍철은 명수에게 토요일까지$1,000을 지급하기로 약속한다. Unilateral offer 명수가 딸기10박스를 금요일까지 홍철에게 배달하면 홍철은 명수에게 토요일까지$1,000을 지급하기로 약속한다. Unilateral offer하에서 명수는 자신의 선택에 의하여 딸기를 배달하면 될 뿐, 설령 배달하지 못했다 하여(혹은 의도적으로 하지 않거나)계약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지만,Bilateral offer에서는 배달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명수는 계약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홍철이는offer의 방식과 관계없이 명수가 딸기10박스를 금요일까지 배달했다면$1,000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써, 이를 위반하면 두offer에서 모두 계약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영미법계 로스쿨의“법학개론”수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Unilateral offer의 대표적 판례인 Carlill v Carbolic Smoke Ball Co.이다. 1893년(1891~1894)에 영국Court of Appeal에서 판결된 동 사건의 내용을 요약하면 제약사인Carbolic Smoke사는 자사의 약품이 감기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며 이를 사용하고도 효과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100를 보상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하여 은행에 £1,000를 예치하였다고 광고했는데, 실제로Carlill이라는 사람은 해당 제품을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감기가 호전되지 않자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판결이다. 법원은 Carlill이 제약사에 아무런 약속을 한 적이 없었더라도 제약사의 해당 광고는 유효한Unilateral offer라고 판단하고Carlill이 제품을 구매하여 설명서의 방법대로 사용한 것은offer를 accept한 것이기에 계약이 성립된 것이라고 본 것이다. Offer와 관련된 또 다른 특이한 경우는Tenders(입찰)를 들 수 있는데, 발주자가 입찰을 일반에게 공고하는 행위가offer로 생각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법원은 Spencer V Harding (1869-1870)사건에서 이 문제를 살폈는데,Harding은 입찰방식을 통하여 주식을 매각한다는 공고를 내었고, 입찰자 Spencer는 자신이 최고가격을 제시하였기에 자신이 낙찰자라고 주장하였다. 쟁점은 과연 입찰공고가offer였는가 여부의 문제였는데,offer로 간주하면 입찰자인Spencer가 Harding의 offer를accept한 것으로써 유효한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Harding의 입찰공고를offer가 아닌 “invitation to treat”에 불과하다는 판결을 내렸고, 이invitation에 응한Spencer의 입찰이offer라 하여accept 여부의 권한은Harding에게 있었다고 판시하였다. “주식을 팔 의사가 있으며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자에게 매각하겠음”이 아닌,“주식을 팔 의사가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좋은 제안을 해보시오”라는 입장으로써 제안을 들어보고 그때 매각할지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는 판매자 측에 매우 유리한 입장인 것이다. 주의할 점은 이는 영미법의 통상적인general position에 불과하다는 점이고 절대적인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Lobley Co Ltd & Another v Tsang Yuk Kiu사건에서는 “The properties will be sold to the highest bidder…”라는 문구가 입찰 invitation 자체가offer로 인정된 사안도 있으니 개별 사안에 따른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offer가 중요한 이유는 계약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갑”과 “을”의 위치는 누가offeror이고 누가offeree 인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Offer를 제안한 사람은 정해진 기간 내에(혹은 별도 통보를 통한 철회)상대의 결정이 있기까지offer 내용을 수정하거나offer를 철회할 수 없는 반면acceptance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물론 acceptance의 방법과 시기에 있어서도 법적으로 요구하는 요건들이 있는데, 이는 다음 주에 다시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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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은 끝났다? 아직 안 죽었다고~!최근 ‘홍콩의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 ‘예전의 홍콩이 아니다’, 심지어 ‘홍콩은 이제 끝났다’와 같은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홍콩에서 사업을 하며 먹고 사는 필자의 경우 속상하게 들리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이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언론의 보도가 있고, 변화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홍콩은 정말 끝난 것일까? 기획 보도 ‘저물지 않은 홍콩’, 그리고 돌아오는 여행객들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우연히 ‘저물지 않은 홍콩’이라는 글이 내 시야를 사로 잡았다. 조선비즈의 기획 보도였는데, ‘홍콩 비관론’으로 일관된 국내 매체 보도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미디어가 홍콩을 죽이고 있는 것 같다고 느껴요. 많은 인재들이 홍콩을 떠난 것은 사실이지만 또다른 인재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고 수십년간 다져진 인프라는 무너지지 않거든요”. 홍콩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는 변호사의 말로 시작되는 연재 기획물은 총 6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홍콩의 경제적 분위기, IT 산업 육성을 위해 설립된 사이버포트와 과학기술원에 대한 소개, 그리고 이곳에서 경제 활동에 몸담고 있는 기업인들과의 인터뷰 등이 실려 있다. 요약을 하면 다음과 같다. 홍콩은 합리적 세금과 지리적 이점으로 여전히 아시아 허브로서 건재하다. 또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 건 사실이나 사업기회 및 투자 규모도 더 커졌다. 80개가 넘는 국제학교를 보유한 홍콩은 교육에서 강점을 보이며 소비력이 높다. 블루오션 사업 영역도 아직 많다. 금융 파트너 만나기도 편해 홍콩은 아시아태평양 거점으로 최적이다. 반가운 뉴스는 하나 더 있었다. ‘홍콩 여행 77%, 마카오 202% 증가… 홍콩행 비행기 더 띄운다(24년 10월 16일자 조선비즈)’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에어부산은 11월 13일부터 부산~홍콩 노선을 매일 1회 일정으로 다시 운항한다는 소식이다. 코로나 때 중단된 노선이 재개된 것이다. 외항사 중에는 홍콩항공이 인천~홍콩 항공편을 12월부터 주 14회로 증편한다. 올해 1~8월 홍콩 노선을 이용한 총 여객 수는 186만 89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5만 671명)보다 77.8%가 증가했다. 코로나 19이전과 비교하면 72%까지 회복했다. 싱가포르로 떠난 한국인들, 홍콩을 그리워한다? 코로나 19 때 홍콩의 방역 조치 강화로 홍콩을 떠나 싱가포르로 이전한 기업들이 적지 않다. 한국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학원을 운영하는 특성상 많은 교민과 접촉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듣게 되는데, 싱가포르로 이전한 후 홍콩을 그리워하는 교민들의 얘기도 내 귀에 들어왔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근무 후 최근 다시 홍콩으로 돌아온 한 금융인은 “싱가포르는 주말이면 갈 데가 없어요. 말레이시아로 넘어가 골프치고 오는 정도고요. 집값은 교민이나 주재원들이 살기에 너무 비싼 고급 아파트들이 많아요. 거주하기 적당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홍콩의 중국화 현상이다. 실제로 2019년에 있었던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 이후, 많은 현지인들이 홍콩을 떠났다. 홍콩의 이민 알선업체 매리(Merry)사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홍콩을 떠난 약 53만명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는 홍콩 인구의 7%에 달하는 수치이다. 홍콩 정부는 손실된 노동력을 채우기 위해 해외 기술 인력 채용을 정책화하여 외부 인재들을 끌어들였다. 홍콩 입법회는 2024년 6월말 기준 약 20만명의 해외 기술 인재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중 95%가 중국에서 온 인력이라는 것이다. 노동복지국장 크리스 쑨도 이를 인지하여 향후에는 동남아와 유럽의 인재를 더 유입시키겠다는 방안을 내비쳤다. 홍콩을 떠난 이민자 중에는 청년층이 많다. 이들은 당장 먹고 살기 힘든 경제적 문제가 아닌, 미래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우려로 홍콩을 떠났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중국대륙인들이 채우고 있다. 대학원 시절 중국 전문가였던 나의 은사 한 분이 홍콩을 방문하여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중국화 되어가는 홍콩에 대해 많은 이들이 걱정한다는 얘기를 했다. 이때 은사는 “그래서 살며 어려운 점이 있니?”라고 질문했다. 생각해 보니 당장 나에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었다. 잃지 않은 경쟁력 + 대만구 경제권의 새로운 기회 다른 기회도 있다. 홍콩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대만구(홍콩, 마카오, 광동을 연결하는 경제구)의 경제 규모이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대만구의 경제 규모는 한화 GDP1600조인데, 한국과 비슷한 세계 11위에 달한다. 대만구 경제 체제에서 홍콩은 분명 차별화된 강점과 역할이 있다. 우리 학원에서는 이미 대만구 사업이 시작되었다. 동관에 거주하는 한국인 코딩 선생님이 홍콩에 있는 우리 수강생들에게 온라인으로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 근거리라 홍콩에 들러 학생을 대면 지도하기도 한다. 우리 학원의 중국어 저녁반에서 수강하고 있는 두 명의 금융인도 홍콩의 경쟁력은 싱가포르와 상하이 대비 아직 비교우위라 입을 모은다. 그리고 홍콩이 중국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오히려 기회라는 말도 덧붙였다. 홍콩은 내부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름의 강점도 아직 유지하고 있다. 쓰러져 가는 홍콩이 아닌, 변화 중의 홍콩이라는 시각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