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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네슬레 힘짱대회 1위 수상, 한국인 자존심 살린 이흥수 약사

기사입력 2021.09.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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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대 약대 졸업 후 홍콩 약사 시험 통과한 최초의 한국인 약사



    홍콩에서 약사 시험을 치르고 정식 약사가 최초의 한국인이라고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약사 시험을 합격한 뒤 5년정도 근무를 하다가 홍콩의 약사 시험을 통과해 홍콩에 정착하게 됐다. 홍콩에서는 약대는 2곳이 있으며, 모두 90년대에 설립됐다. 

    때문에 90년대 이전에는 해외에서 들어온 약사들만 존재했다. 그래서 지금도 해외에서 약사 전문 자격증을 갖춘 자들이 일정 시험을 통과하면 홍콩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외 약사 채용이 활성화되어 있다. 

    보통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 약사 학위를 딴 중국인, 홍콩인들이 홍콩에서 다시 시험을 봐서 들어온다. 그 중에 한국인은 제가 처음이다.


    해외에서 홍콩으로 들어오기 위한 약사면허 시험 어떤 과정인지?

    외국 현지에서 졸업한 대학의 약학과 과정 과목, 성적, 약사 면허증 등을 1차로 서류 통과한 뒤 필기시험이 치러진다. 현지 약사 면허 국가시험보다는 쉬운 편이다. 3가지 종합과목을 필기로 제출한다. 

    하루에 한 과목을 영어로, 주관식 4~5 문제로 작성하는 방법이다. 시험 자체는 절대평가처럼 치러지는데 합격률은 40% 미만이다.


    홍콩 약사 시험을 치르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나?

    매우 어려웠다. 캐나다나 일부 국가에서는 홍콩 면허 시험을 위한 학원과정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정보가 전혀 없어서 아무도 걷지 않는 길을 힘들게 가는 기분이었다. 

    처음에 공부할 때는 약학법률 과목을 공부하는데 고대어처럼 옛날식 표현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한 장을 제대로 넘기지 못했다. 저도 영어를 그렇게 못하는 편이 아닌데, 해석판을 읽어봐도 일반 영어가 아니어서 정말 힘들었다.


    시험 과목 준비는 얼마나 했나?

    거의 2년 걸렸다. 한 과목씩 통과해서 다시 도전하고.. 총 2년이 걸렸다. 한국에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 공부해서 시험 날짜에 맞춰 홍콩으로 날아왔다. 시험은 홍콩의 지정된 장소에서만 참여할 수 있다. 시험장에는 해외 각국의 약사들이 시험 치러 와 있었다. 


    홍콩에 오게 된 계기는?

    아내가 홍콩사람이다. 장모님은 한국 화교이시고, 한국에 친척들이 많았다. 한국에서 만나 결혼해서 6~7년 정도 잘 적응하고 사는 줄 알았는데 가족들을 그리워하고 친구들을 보고 싶어했다. 

    아기 엄마가 힘들어지면 아기들도 힘들어질 것 같아 홍콩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홍콩의 약사 대우를 알아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아서 결정하게 됐다.


    약사 시험을 어렵게 통과했지만 막상 현지에서 약사로 일하는 건 쉽지 안았을텐데

    약사라는 직업이 동네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대부분 현지인이다. 저도 나름 광동어를 공부했지만 노인들이 많아 발음도 똑바르지 않고..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었다. 

    본토 출신 분들도 많아 보통어(만다린)도 섞여있었다. 처음에는 약간 힘들지만 한국과 약간 다른 게 있다. 홍콩의 의료제도는 아직도 일부 후진적인 부분이 있는데, 한국처럼 의약분업이 되어 있지 않아 약국에서 약사가 갖는 업무에 대한 부담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약국에서 약사가 편하다니..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일반적으로 한국의 약사는 병원 조제를 주요 업무로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 처방당 보험공단에서 조제료를 받기 때문에 그걸로 유지한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일반인도 약국을 개업할 수 있고, 약사를 채용하면 되는 구조이다. 

    그래서 홍콩의 약사는 약국의 직원들을 관리 감독하는 업무라고 보면 된다. 특히 홍콩에서는 공공병원, 개인병원 대부분 병원에서 약을 조제해주기 때문에 하루에 한 건도 조제하지 않는 날도 있다. 

    홍콩의 사립병원 진료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약국은 한방의약이나 영양제 판매 비중이 높다. 아직도 의약분업이 되어 있지 않아서 도리어 저에게는 매우 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약국이 일반 상점처럼 상품 매출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건 아닌지

    사실 그렇다. 한국의 약국에서는 약사가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약사만이 약국을 개업할 수 있고 약사 1명당 약국 1곳만 경영할 수 있다. 그래서 약사의 책임이 매우 크다. 약사의 마인드로 경영하게 된다. 

    그러나 홍콩은 약국 개업이 개방되어 있어서 약사채용 및 관리감독 의무를 지킨다면 10곳씩 운영도 가능하다. 그래서 실제로 마케팅적인 부분이 중요하고 한편에서는 ‘장사’로 보여질 수도 있다. 고객의 유인책으로 휴지도 팔고, 세제도 파는 것이다.


    수요저널을 통해 의약칼럼으로 좋은 정보를 주고 계신다

    예전에는 적응하느라 한인 사회에 관심이 없었는데, 자녀들(아들 셋)이 성장하면서 미래를 바라보니 한인 분들과 교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수요저널을 통해 의료부분에서 도움이 되도록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홍콩에서 약국은 일상생활에서 꼭 가야 하는 곳이지만 언어적인 부담으로 큰 장벽이 있는 곳이다. 실제로 약국에는 좋은 제품도 많고 한국 약도 많이 있다. 그래서 교민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어 쓰게 된 것이다. 

    가끔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고 전화를 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고맙다는 말씀하실 때 보람을 느낀다.


    몸짱 약사로 유명한데 어떻게 건강관리는 하셨는지?

    원래 몸이 너무 약해서 대학 때부터 열등감에 운동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운동신경이 부족했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까 힘도 쎄지고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와 작년 말에 한번 마음 먹고 16kg까지 감량해봤다. 체지방이 7%까지 줄어드니 생각보다 괜찮아서 바디프로필 사진도 찍어봤다. 


    네슬레 힘짱 대회 1위는 어떻게 타신 건지?

    작년 한참 운동할 때 네슬레에서 단백질 상품 프로모션 행사의 일환으로 홍콩의 약사들의 힘짱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약국업계 사기진작 겸해서 홍콩 전역 100여개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와 약국직원, 관리직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대회였다. 

    거기서 제가 1위를 한 것이다. 손의 악력, 체지방, 체중 등으로 평가한다.  이전까지 1위에 오른 사람들은 의약품 배송, 창고관리 등의 일반 직원들이었는데 약사가 처음으로 1위를 한 것이고, 그것도 한국인이 1위를 한 것이라 모두 놀라는 분위기였다. 

    덕분에 홍콩의 국민MC로 유명한 분의 유튜브에도 출연해 즐거운 경험을 갖게 됐다.



    코로나 시기에 교민분들께 건강 팁을 주신다면?

    코로나의 끝물쯤이 되니까 헬스장이 많이 생기고 있다. 한때 방역조치 때문에 문을 닫아서 망하는 줄 알았는데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인 것 같다. 제가 한창 운동을 많이 할 때는 하루에 4~5시간을 땀을 줄줄 흘리면서 미친 듯이 했었다. 

    운동을 즐기게 되면 몸에서 엔도르핀이 솟아 오르면서 활력도 살아난다. 개인적으로 중국 타오바오에서 실내 고정 자전거를 하나 샀는데 영화 보면서 운동을 하니 매우 좋은 것 같다. 헬스장이든 가정에서든 운동하는 습관을 꼭 가지시길 바란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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