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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최근 읽은 “벌거벗은 한국사”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1170년 음력 8월, 젊은 관료가 나이 든 대장군의 뺨을 때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사람들이 마구 웃었습니다. 그날 저녁, 무자비한 살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웃었던 사람들이 죽임당하고, 궁궐 안 곳곳에 시체가 쌓였습니다. 심지어 왕조차 쫓겨났습니다. 무신들이 일으킨 반란이었기에 ‘무신정변’이라고 하는 이 사건 이후, 고려는 무려 100여 년간 무신이 지배하는 나라가 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고려에서는 무반과 문반을 합해 양반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양반’이라는 말이 고려 시대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무반은 오늘날의 군인, 경찰과 같은 일을 했고 문반은 공무원이나 법관, 국회의원 등의 역할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구분이 필요치 않았지만, 나라가 발전하면서 정치를 맡는 문신과 군사를 이끌 무신을 구분했습니다. 문제는, 이 구분이 세분화되며 일어났습니다. 무신은 진급에 제한을 두었고 문신은 제한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분업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문신이 높은 자리에 올라갑니다. 자연히 문신이 무신을 얕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심해지자 무신들의 불만이 점점 쌓여갔습니다.
왕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1170년 음력 8월, 왕은 무예 행사를 열어 무신을 위로하려 했습니다. 이 때 왕의 측근 문신인 한뢰라는 인물이 대장군 이소응의 뺨을 때렀습니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질 정도였습니다. 한참 어린 나이의 문신에게 대장군이 뺨을 맞고 쓰러지는 모습은 무신들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문신들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무신들이 왕의 측근인 문신들을 베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신이 나라를 다스립니다. 100년간 무신이 나라를 다스렸지만, 행정을 담당하는 문신들이 없으니 제대로 운영될 리 없습니다. 긴 시간동안 혼란이 지속되었습니다. 왕을 비롯해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고통받는 시간이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원래 고려는 국왕과 신하가 합의를 통해 이끌어가는 나라였습니다. 어느 한쪽이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하는 것을 가장 위험하게 경계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합의와 원칙이 무너졌기에 차별과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모멸감과 분노가 오래 쌓이며 뺨 한대로 폭발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문신들은 권력에 취해 무신의 존재를 무시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의 칼에 쓰러졌습니다.
서로 합의를 통해 다스린다는 원칙이 무너졌습니다. 무너진 원칙을 너무 오래 방치했습니다. 그래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대를 무시해도 반응하지 않으니 무시의 강도가 심해집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작용과 반작용이 일어납니다. 조용한 사람은 조용할 뿐이지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순한 사람은 참을 뿐이지 생각이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드러나는 모습만 보고 판단하며,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으면 언젠가는 큰 문제가 일어납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과 말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3. 개역개정)
이 말을 쓴 솔로몬 왕도, 자신의 마음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는 수많은 후궁을 두었습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결혼한 것이라고 하지만,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위대한 왕이 되었지만, 그는 첫 마음을 잃었습니다. 하나님이 싫어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결국, 마음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솔로몬 자신이 반면교사로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런 파국을 막을 수 있을까요? 첫걸음은 내가 타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내가 속한 집단이 누군가를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혼자서는 자기만의 시각에 갇히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앙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과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자신의 편견을 돌아보고 균형 잡힌 시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홍콩우리교회는 그런 모임이 되기를 꿈 꿉니다. 일주일에 한번, 예배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돌아봅니다. 흩어졌던 마음을 다잡고, 몰랐던 부분을 확인합니다.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나누며 격려하고 함께 울고 웃는 모임으로 만들어갑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홍콩우리교회에 주신 사명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꿈꾸며 만들어가는 모임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중 마음을 함께 나누며 균형 있는 삶을 살기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홍콩우리교회에 한번 방문해보시면 어떨까요? 여러분 모두를 환영합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조화를 이루는 모임. 그래서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마음으로 한 주를 살아가는 일들이 일어나기를 꿈 꿉니다. 더워지는 가운데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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