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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작가가 쓴 “어떤 동사의 멸종-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꽃게잡이 배, 양돈장, 주유소, 콜센터, 물류센터 등에서 일하며 경험한 이야기를 적은 책입니다. 불황이라는 출판업계서 출간 1년 만에 7쇄를 찍었습니다. 어이없고, 슬픈 사건이 많이 나오지만 작가 특유의 유머와 맛깔나는 묘사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됩니다. 몰랐던 직업군의 애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공감했습니다. 이 책의 내용 중, 종료되지 않은 통화를 통해 작가가 충격을 받았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가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조금 길게 인용하니 양해해 주십시오.
상담사는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없다.(중략) 가끔 종료 버튼을 누른다는 걸 잊고 전화기를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뜻하지 않게 고객의 삶의 일면을 잠시 들여다보게 된다.(중략)
“나 승질 날라고 그러니까 자꾸 똑같은 말 하게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취소시켜요. 자꾸 소리 지르게 만들지 말고. 내가 필요 없다는데 뭔 놈의 허락이야? 당신이 돈 냈어? 지금 당장 취소시키고 취소됐는지 안 됐는지 나한테 확인해서 전화해 알겠어? 나 누군지 당신들 팀장들도 다 알아. 아니, 당신이 하지 말고 거기 팀장한테 전달해서 팀장보고 처리하라 해 알겠어?!”
이렇게 대나무숲을 호령하는 또 한 마리의 호랑이로 기억에 남았을 이 고객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고객은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은 채 전화기를 어딘가에 던져둔 것 같았다. 곧이어 같은 듯 다른 목소리가 낭랑하게 울렸다.
“감사합니다. 00은행, 상담원 김보라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녀 자신도 전화 상담원이면서, 콜센터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호랑이 고객이 되어 소리 치고 상처 주는 말을 쏟아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지요. ‘나도 상담원이니까 시스템을 잘 알아. 그러니,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드는 거야’
하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나도 상담원이니까 상담원의 애환을 잘 알지. 이 사람도 힘들테니 좋게 이야기해도 되지 않을까?’ 여러분이라면 어떤 생각을 하시겠습니까? 실제로 마트나 콜센터 등에서 일하는 분들 앞에는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당신의 엄마 딸 동생일 수 있습니다.”라는 팻말이 놓여 있기도 합니다. 상대를 생각하여 너무 심한 화를 내거나 모욕적인 행동을 자제해달라는 표현입니다. 한승태 작가도 콜센터에서 일한 후유증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이 일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다른 사람을 싫어하고 두려워하게 만든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고객에게 들었던 말이 퇴근한 이후에도 떠오른다. 불안과 짜증이 모든 사람을 대하는 일반적인 상태가 된다. 일을 그만둔 후에도 완전히 예전처럼 되돌아가지 못한다. 이 일은 사람을 뿌리까지 바꿔놓는다. 전쟁터가 젊은이들을 바꿔놓듯이.”
우리는 남보다 나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것이 본성이요,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죄의 특성을 “자기중심성”으로 설명합니다. 모든 상황을 자기 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으로 타인을 괴롭히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는 얼마나 퍽퍽하고 메마른 곳일까요?
예수님은 이런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신약성경 마태복음 7장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일에 너희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여라. 이것이 바로 율법과 예언서에서 말하는 것이다.(마태복음 7장 12절-우리말성경)
성경에서 인간관계의 황금률이라고 알려진 가르침입니다. 예수님의 이 가르침은,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줍니다. 차를 운전할 때는 보행자가 느리게 건넌다며 클랙션을 울리지만, 차에서 내리면 바로 내가 그 보행자가 됩니다. 빵빵대는 운전자를 보며 불평하죠. 내가 상담사에게 전화할 때는 고객이지만, 내가 전화 받을 때는 상담사가 됩니다. 따라서,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에게 대접할 때, 그것이 곧 나에게도 그대로 돌아옵니다. 이 진리를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홍콩에서 피곤하고 힘들게 일하다 지치면, 남을 배려할 여유도 힘도 사라집니다. 나도 모르게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무례하게 됩니다. 부정적 감정과 태도가 퍼져가며 모두 안좋게 됩니다. 그럴 때, 예수님의 말씀을 한번 기억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홍콩우리교회도 한번 방문해주십시오. 혼자 조용히 생각하실 수 있는 장소가 있고, 누구나 가볍게 드실 수 있도록 커피와 차도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그냥 누구에게나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시면 저도 이야기 들어드리겠습니다. 저 또한 여러분처럼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항상 홍콩우리교회는 모든 분을 환영합니다. 이번 한 주도 여러분 모두를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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