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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9월에 홍콩에 와서 여름 끝물을 경험했고, 본격적인 더위는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홍콩에서 처음 맞이하는 여름은 한국과 많이 다르네요. 아침부터 쏟아지는 햇살은, 피부에 닿으면 마치 살을 파고 들어오는 듯 합니다. 파고 들어온 햇살은 몸속의 수분을 빠르게 빼앗습니다. 땀이 비 오듯 흐릅니다. 항상 휴대하는 양산을 가방에서 꺼내 펴면, 조금이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손에 든 작은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조차 뜨겁습니다.
홍콩에 오래 거주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정도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기후변화로 더위가 늦게 찾아왔고, 과거에는 더 더웠다고 합니다. 실제로 길에 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저만 더위에 약해 보입니다. 양산도, 선풍기도 없이 다니는 사람들이 많네요.
더위와 태양을 피하기 위해, 그늘을 찾습니다. 그늘에서도 버티기 힘들면 건물과 쇼핑몰 안에 들어갑니다. 시원합니다.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살 것 같습니다. 문 하나를 두고, 확연히 다른 온도 차이를 경험합니다. 더위를 피할 곳이 있으니 참 좋습니다.
우리 삶에도, 뜨거운 햇살처럼 어려움이 쏟아집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찾아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갑작스레 잃거나, 아무런 증상도 없었는데 진단을 받아보니 암이라고 하는 일도 있습니다. 갑자기 해고를 당하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외부 환경으로 인해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파도처럼 끊임없이 밀려오는 어려움은, 우리의 마음과 감정을 고갈시킵니다. 그것이 심각해지면 살아가는 의미를 잃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은 유혹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 인생에 쏟아지는 뜨거운 햇살과 같은 수많은 어려움과 문제들. 우리는 이런 일을 경험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햇살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피할 수 있지만, 인생의 어려움은 어디로 피해야 할까요? 우리 인생에도 피할 곳이 있으면 참 좋지 않겠습니까?
성경에도 이와 같은 질문이 있습니다. ‘만약 의도하지 않았는데 사람을 죽이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해자에게 있어서 인생의 어려움이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에 대한 답이 구약성경 민수기 35:10-12에 있습니다.
10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요단 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11 너희를 위하여 성읍을 도피성으로 정하여 부지중에 살인한 자가 그리로 피하게 하라
12 이는 너희가 복수할 자에게서 도피하는 성을 삼아 살인자가 회중 앞에 서서 판결을 받기까지 죽지 않게 하기 위함이니라
우연한 사고로 사람을 죽인 가해자는, 의도치 않은 일로 고통을 겪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어려움입니다. 당시 문화에 따르면, 피해자 가족은 가해자에게 보복할 권리가 있었습니다. 권리가 있으니, 피해자 가족은 당연히 복수할 것입니다. 하지만 가해자가 재판을 받기 전, 피해자 가족의 복수로 인해 죽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고였다고.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밝히지 못한 채 죽는 억울함이 남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사고로 사람을 죽인 가해자가 재판을 받을 때까지 피할 수 있는 곳, 즉 ‘도피성’을 마련했습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일이 진행되고, 억울함이 없도록 하셨습니다.
도피성은 가나안 동쪽에 세 곳, 서쪽에 세 곳으로 총 여섯 곳이었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사고가 나든, 가까운 곳으로 빠르게 이동하여 목숨을 부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가해자는 재판을 받을 때까지 도피성에서 지냈습니다. 재판에서 의도적인 살인임을 입증받으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았고, 의도하지 않은 사고였다는 것이 밝혀지면 도피성에서 계속 살아야 했습니다. 만약 도피성을 마음대로 나온다면 피해자 가족은 정당하게 복수하여 그를 죽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도피성에 들어간 사람은 일종의 구금 상태입니다. 평생 구금 상태로 살아가기에, 피해자 가족도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의도치 않게 인생의 어려움을 만났을 때, 우리는 그 일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잘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하지만, 억울하게 고통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것이 도피성의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피할 곳을 준비해 주셔서, 살 수 있게 하셨습니다. 여러분, 우리 인생에 일어나는 어려움을 하나님이 아십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피할 곳을 준비해 주십니다. 우리는 홀로 인생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이웃이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의 마음이 쉴 수 있는 안식처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이웃과 안식처는 어디이신가요? 저는 여러분의 이웃과 안식처로, 교회를 추천합니다. 침사추이를 지나가다 덥고 지치실 때, 우리교회 한번 방문해주시면 시원한 음료를 드리겠습니다. 속상한 일, 기도가 필요하시면 이야기 듣고 기도하겠습니다. 고민을 이야기 할 이웃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나 하나님과 우리교회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이번 한 주도 더위에 모두 건강하십시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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