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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홍콩변호사의 법률칼럼] 홍콩의 부동산 제도 - 3편

기사입력 2024.10.1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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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회에 걸쳐 홍콩의 부동산 거래 및 등기에 관련된 설명을 하였는데 위 A씨에게 발생한 일과 같은 유사상황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령이 바로 Land Titles Ordinance이다. 이미 설명하였듯이 동 법은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기에 A씨는 안타깝게도 구법에 따라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B씨 남편의 주장이 이유 있다는 판결을 얻어내기 까지는 몇 가지 요소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Legal Interest v Equitable Interest


    부동산 거래에서 당사자들은 국가가 운영하고 있는 규정에 따라 필요한 요건을 갖추고 정해진 절차를 이행했다면 A씨와 같은 구매자는 당연히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영미법체계 아래에서는 50%만 옳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 50%는 영미법체계의 equity라는 형평법의 관할이기 때문이다.



    영미법제도하에서 부동산에는 legal interest와 equitable interest(혹은 beneficial interest)가 공존할 수 있다. 

     

    전자는 명의가 누구로 되어 있느냐는 점이 핵심이라면 후자는 비록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 또는 요건을 충족하는 데 하자가 있더라고 구매자금을 부담했거나 부동산을 타인에게 신탁하는 등, 절차를 떠나 실질적으로 기여한 사람을 구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렇듯 그 대상을 매우 광범위하게 열어두고 있는 equitable interest는 모든 것은 명확히 하고 제도화하는 것을 선호하는 대륙법체계 아래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영미법체계 아래에서는 유효하고 매우 중요한 法源이기에 유념할 필요가 있겠다.



    Wong Chin Ying v Cheng Kam Wing (1990)


    위 케이스는 equitable interest분야에 있어서 홍콩의 대표적 사건으로써 당사자가 미니버스 기사였다는 사실 때문에 “미니버스기사 사건”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미니버스 기사였던 남편은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부인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였고 부인은 남편이 준 돈으로 아파트를 구매하고 이를 자신의 명의로 신고하였다. 

     

    부인은 남편 몰래 이 집을 다시 W에게 팔게 되었는데 W의 딸은 당 아파트에 방문하여 집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파트에는 명의자인 부인 외에도 그의 남편과 두 아들이 같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Assignment 과정까지 마무리된 후 잔금을 받은 부인은 이를 가지고 외국으로 잠적하였고 매매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남편은 자신이 집을 매입했으니 집을 비워달라는 W 측의 요구를 듣고서야 비로소 매매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건은 소송으로 이어졌고 W의 주장과 법적인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남편 손을 들어주었다. 

     

    명의는 부인 앞으로 되어 있었지만 구매자금의 실질적 출처가 남편이었다는 사실은 비록 남편에게 법적인 interest는 인정되지 않더라도 실질적 interest를 인정 하는 것이 마땅하기에 equitable interest가 존재한다는 결정이었다. 

     

    이런 equitable interest는 등록 혹은 문서화를 요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W는 land record 기록을 확인하는 것 외에도 추가확인을 해야 했는데 마침 집 방문과정에서 명의자 남편의 존재사실을 알게 된 이상, W측은 해당 아파트는 matrimonial home(婚姻居所), 즉 부부가 거주하는 집이라는 사실에 입각하여 남편의 권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확인을 했어야 하는 것이다. 

     

    법원은 이를 게을리한 W측의 책임이 더 크기에 남편은 집을 W에게 넘겨줄 의무가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A씨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우선 B씨의 legal interest 외에도 그의 남편에게 과연 beneficial interest가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남편이라 하여 이런 권리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구매자금을 제공하였다거나 다른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설령 B씨 남편이 beneficial interest가 있다고 한들 A씨가 이를 알 수 없었다면 A씨는 미니버스 기사 사건의 W와 같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즉, 아파트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A씨가 현장방문을 등의 과정을 통해서 B씨 남편에게 beneficial interest가 있을 수 있다는 notice를 받지 않았다면 소위 equity’s darling이라 하여 “bona fide purchaser for value without notice”에 해당함으로 W와 같은 책임을 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주의할 점은 notice는 실질적인 고지가 아닌 간접적 고지(constructive notice)도 인정됨으로 절차나 형식에 의한 판단이 아닌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할 문제이다. 

     

    실제로 미니버스기사 사건에 있어서 notice는 constructive notice였다.


    일상의 거래에서는 매입자 측이 관련 내용이 담긴 undertaking을 상대에게 요구하게 되는 데 목적은 legal owner 외에는 equitable/beneficial owner가 없다고 확인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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