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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빅토리아 공원이 들썩! 브랜드&제품 엑스포

기사입력 2023.12.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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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닌 전람회


    기온이 내려가 쌀쌀함이 느껴지는 12월의 끝자락. 하지만 분위기가 후끈한 곳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12월 16일부터 다음 해 1월 8일까지 열리는 공업전람회, 일명 ‘공전회(工展會)’다. 

     

    영어로는 ‘브랜드&제품 엑스포(Brands & Product Expo)’로 불린다. 

     

    홍콩의 소비재를 생산하는 각 업체들이 회사의 이름을 내걸고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람회이다. 

     

    홍콩의 대표적 전시 행사로 여름에는 도서전람회, 겨울에는 공전회를 들 수 있다. 


    공전회는 홍콩에서 가장 역사가 긴 전람회이다. 올해가 57회인데 공전회가 시작된 해는 1938년이다. 

     

    역사가 100년이 다 되어 간다. 그 유명한 중화권의 가수 등려군이 공전회에서 노래를 부른 적도 있다.


    1930년대 초 중국 정부는 홍콩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제조 업체들은 수출이 막히자 홍콩 내수 시장 확대로 판로를 모색한다. 

     

    1938년 홍콩기독교여성청년회의 지원을 얻어 센트럴에서 공전회가 개최되었다. 

     

    이것이 홍콩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람회의 시작이었다.


    이후 공전회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열리다말다를 반복한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에는 일본군의 침략으로 중단되었다. 이후 1948과 1994년 이후 각각 장소 문제로 문을 닫는다. 

     

    홍함, 완차이 컨벤션센터, 센트럴 등에서 열렸던 공전회는 1998년 재개된 후 38회부터는 지금의 빅토리아 피크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규모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는 중이다. 

     

    최초 전람회 당시 40곳이었던 참가 업체가 올해에는 약 900개로 늘어났고, 작년에는 이 기간 동안의 매출액이 10억 홍콩달러에 이르렀다.


    빅토리아 공원을 꽉 메운 900개의 참가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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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방문한 시간은 평일 오후 6시 30분경이었다. 그 넓은 빅토리아 파크가 참가 업체들의 부스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식품, 주류, 가전, 가구, 주방용품, 의류, 신발, 가방, 미용 제품.. 정말 없는 거 빼고는 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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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부스의 앞에는 전단지를 든 직원들이 지나가는 입장객들을 향해 홍보에 열을 올린다. 

     

    인파로 가장 붐비는 곳은 식품 코너였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정에 과자나 간식 등을 구비해 놓으려는 구매객들이 관련 제품의 행사장 앞에 몰려 있었다. 

     

    건강 식품에 대한 수요도 많아 보였다. 

     

    별의별 제품들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말린 악어 발도 있었다. 무엇에 좋냐고 물으니 관절염에 효과가 있단다.  


    행사장을 다니며 가장 많이 보이는 문구는 ‘買O送O’이었다. O개 사면 O개를 선물로 준다는 것이었다. 

     

    공전회의 매력이 다양한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묶음 판매 또한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과감하게 ‘1달러 판매’를 내건 제품들도 눈에 띈다.


    곳곳에서 보이는 태극기 문양도 반가웠다. ‘한국산’이라는 문구를 홍보 전면에 세운 부스들을 지날 때면 뿌듯함도 느껴졌다.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제고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말이다. ‘아줌마’라는 상표로 김치를 파는 매장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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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이때 나의 발걸음을 붙잡는 부스가 있었다. 비데 판매장이었다. 

     

    스파웰이란 상표의 제품이었는데, 가격대가 생각보다 저렴했다. 직원에게 어느 나라 브랜드냐고 물으니 한국산이란다. 

     

    자세히 보니 쿠쿠 사의 다른 브랜드였다. ‘우리 학원 화장실에 달아 봐?’ 고민에 잠겼다. 

     

    15%의 할인가에 설치비는 무료란다. 일단 명함을 받아왔다. 잠시 후, 창문 닦아주는 로봇이 시연을 하는 곳 앞에서도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사람들로 가장 북적이는 곳에 가 보았다. 몰려 있는 인파들 사이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

     

    그렇다,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 아니겠는가? 틴하우 방향에 위치한 입구로 들어서면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이 줄지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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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전람회에서 새로운 면모로 선보이는 코너라고 한다. 한편에는 생맥주와 샴페인도 판다. 

     

    30cm는 되어 보이는 대형 핫도그부터 치즈 랍스터 구이까지..  현장에서 조리되는 음식들은 공전회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는 듯했다.


     

    알고 가자, 공전회를 즐길 수 있는 팁


    첫째, 입장료는 8불인데, 오후 7시 이후에는 무료이다. 입장시 옥토퍼스를 찍고 들어가면 된다.


    둘째, 매일 첫 입장객 천 명에게는 사은품을 선사한다. 금액은 10~60홍콩달러이다.


    셋째, 전자 소비로 $300 이상 구매 시 한 번의 경품 추첨 기회가 현장에서 주어진다. 

     

    $600 이상 구입하게 되면 두 번의 경품 추첨 기회가 제공된다.


    넷째, 미스 공전회 투표에도 참여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인삼의 고장에서 인삼 아가씨를 뽑는 미인 대회가 있듯이, 공전회 미인 대회가 열리는 것이다. 

     

    후보 사진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제품 브랜드 어워드, 서비스 브랜드 어워드에 대한 투표도 진행된다.


    행사장을 나서는 사람들의 양손에는 쇼핑백이 하나씩 들려져 있었다. 

     

    물건을 꼭 사지 않아도 눈이 즐겁고 입이 즐거운 행사장에서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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