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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회계사의 세무칼럼] 손주 유학비 지원에도 세금을 내야 하나?

기사입력 2023.01.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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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해외로 유학 보내고 있다. 어린 나이에 보내는 경우도 있고 스물살이 넘은 성인이 되어서 해외로 공부하는 경우도 많다. 

    이 과정에서 부모들은 교육비, 생활비, 주거비 등을 자녀들에게 송금하고 있다. 

     

    부모뿐만 아니라 조부모들도 손주들의 교육을 유학비용을 송금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빈번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자식, 손주에게 송금하는 유학자금 때문에 나중에 아이들이 세금, 즉 증여세를 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음 사례를 보자. 첫째,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조부모가 생활이 빠듯한 자식 내외를 대신해 손주에게 매월 교육비, 생활비를 송금해 왔다. 

     

    둘째, 유학간 자녀가 향후에 현지에서 직장도 잡고 생활할 수 있도록 넉넉하게 생활비를 보냈고 자녀는 그 돈을 모아 교육비, 생활비를 냈고 남은 돈으로 예금, 주식투자 등에 사용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위 두가지 사례 모두 유학자금을 받는 아이들에게 증여세가 과세될 위험이 있다. 

     

    한국 세법은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은 대상을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먼저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란 부양의무가 있는 자가 피부양자에게 지출한 것을 말한다. 

     

    여기서 부모는 자식에 대하여 당연히 부양의무가 있다. 

    물론 성인이 되어 생계를 꾸리고 있는 자식에 대해서는 부양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는 성인인 자식은 생계를 꾸려 나갈 능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부모는 직계혈족인 손주에 대해 부양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하나? 

    법원 및 과세관청은 부모가 자식에 대한 경제적 부양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조부모의 부양의무를 인정하고 있다. 

     

    즉, 부모가 경제적 부양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조부모는 손주에 대한 부양의무가 없으므로 조부모가 손주에게 송금하는 교육비와 생활비는 모두 증여세 대상이 된다. 

     

    반면 부모에게 경제적 부양능력이 없다면 조부에게 부양의무가 인정되므로 이 경우에는 자손들에게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문제는 부모에게 경제적 부양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법원이 상당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데 있다. 

     

    단순히 생활이 빠듯하다 정도가 아닌 경제적 부양능력이 전혀 없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장애로 인하여 소득이 없거나, 부모가 수입이 없으며 자신들의 명의로 된 동산, 부동산 등이 없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례에서 언급한 “부모가 생활이 빠듯해서, 여력이 없어서” 경우는 부모가 “경제적 부양능력이 없다”고 보기 어려워 조부모가 손주에게 교육비, 생활비를 송금했다면 증여세가 과세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조부모의 교육비 지원을 국세청이 파악할 수 있을까? 문제는 조부모의 사망으로 인해 상속세 신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조부모 사망 시 상속세 신고 과정에서 상속개시일(사망일) 전 10년간 직계비속(자녀, 손주)에 대한 사전증여를 살펴보도록 하고 있어서 금융거래 상 송금내역이 파악될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사례와 관련하여 부양의무가 있는 자가 사회통념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수준의 자금을 주는 것은 증여세 대상이 아니나 이를 초과하는 것은 생활비 및 교육비 이외에 현금으로 증여하는 것과 같으므로 이를 증여세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아울러 생활비나 교육비 명목으로 돈을 받더라도 이를 현지 부동산, 주식 투자, 예금 등에 사용했다면 이 역시 증여세 과세대상일 수 있다. 

    아울러 자녀의 학자금 융자를 부모가 대신 상환해 준다면 이 역시도 증여세 과세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 

     

    결국 증여세가 비과세 되는 생활비 및 교육비는 자녀가 필요할 때마다 직접 이러한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송금 받는 재산에 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부모, 조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에서 유학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자칫 자식들에 대한 증여세 과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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