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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헌은 아날로그 방식의 흑백 스트레이트 사진만을 고집하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사진가 중의 하나이다.
회화적이고 추상적인 사진으로 잘 알려진 그는 마치 수묵화를 보는듯한 풍경사진으로 유명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Snowland’, ‘Sea’와 더불어 새롭게 선보이는 ‘Portrait’ 인물 사진 시리즈 5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다.
민병헌은 1987년 첫 개인전 ‘별거 아닌 풍경’ 전 이래 ‘보이는 그대로 변형을 가하지 않고 프린트하는 스트레이트 사진(Straight Photograph)’을 찍어 왔으며, 여전히 디지털사진과는 달리 인위적 조작을 가하지 않은 진솔한 사진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순간 그 장소에서만 얻을 수 있는 이들 사진에선 현장에 흐르는 극도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풍경 혹은 사물들은 그의 렌즈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로 재창조 된다.
“같은 대상이라도 애정을 가지고 자유스럽게 사물을 바라볼 때 사물은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저는 사진을 ‘눈’이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저는 빛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이러니컬하게도 빛을 제대로 못 읽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빛을 잘 읽는 다는 것은 모든 빛에 민감해야 하는데 저는 밋밋한 빛 밖에 못 읽지요. 제 사진은 중간 톤이 중요하기 때문에 늘 밋밋한 빛에 의지하여 사진을 찍는 것 같습니다.”
-‘민병헌과의 대화’ 중에서-
민병헌의 사진엔 강한 블랙이 없다. 중간 톤의 미묘한 변화들로 이루어져 더없이 부드럽고 편안하다. 톤의 상태가 ‘소름 끼치도록 좋아야’ 프린트를 끝내는 작가의 사진에선, 스트레이트 사진에서 뽑아내기 어려운 디테일 한 흑백의 질감이 잘 드러난다.
Address: G/F, 87 Hollywood Road, Central, Hong 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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