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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 씨로부터 미국에서 공부하던 20대 자녀 B가 미국 국적을 취득하였는데 증여세 측면에서 무엇이 달라지는 지에 대해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큰 영향은 없다.
세법은 국적(nationality)가 아닌 거주(residence) 기준으로 관할을 판단한다. 따라서 한국에서 장기간 거주하는 미국인도 한국에 납세의무가 있을 수 있고, 외국으로 이민간 한국인은 한국에 납세의무가 없을 수 있다. 다만 단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있을 수, 없을 수”라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거주(residence) 판정의 어려움 때문이다.
세법에서 말하는 “거주”는 단순히 살고 있는 지리적 위치 만으로 판정하지 않고, 그 사람의 생계, 가족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정한다. A 씨가 질문한 자녀 B의 경우 미국 국적을 취득하였고 미국에서 살고 있으나, 생활비를 한국에 있는 부모 A 씨로부터 지원받고 있고 미국에서는 현재 특별한 직장이 없으며 부모님과 형제들이 한국에 살고 있다.
한국에 있는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녀 B는 한국 세법상 한국 거주자로 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소득세 측면 뿐만 아니라 상속, 증여 측면에서도 한국 거주자로서 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자녀가 해외 국적을 취득했다 거나 해외에서 장기간 체류했다는 사실만으로 쉽게 한국의 납세의무로부터 자유롭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만일 자녀가 비거주자로 분류된다면 증여세 측면에서 어떻게 달라지는가? 한국 거주자가 증여를 받았을 경우 그 증여 재산이 전세계 어디에 소재하고 있던 재산(예를 들이 미국 부동산, 일본법인 주식 등)은 모두 한국에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반면 한국 비거주자는 한국 내에 있는 증여 재산에 대한 증여세를 납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흔히들 증여재산이 5천만원 이하를 자녀에게 증여한 경우 자녀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자녀가 만일 비거주자라면 이러한 자녀공제(5천만원)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증여세는 증여를 받는 사람에게 증여세 납세의무가 있다. 그러나 증여 받는 사람이 비거주자라면 증여한 사람(증여자)와 증여 받은 사람(수증자) 간에 연대납세의무가 있다.
이는 증여 받는 사람이 해외에 있어 한국 국세청이 증여세를 징수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증여한 자에게도 증여세 납세의무를 둔 것이다.
결국 부모C가 비거주자인 자녀D에게 한국에 있는 부동산을 증여했을 때 D가 부담해야 하는 증여세에 대해서는 부모C와 자녀D 간에 연대의무가 있다. 다만 이 경우 부모C가 자녀D를 위해 증여세를 대신 납부해 주더라도 이 증여세를 다시 D에 대한 새로운 증여로 보지 않는 점이 특이할 만하다.
최근에는 해외 유학, 해외 취업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그렇게 해외로 진출한 자녀들에게 부모님들의 생활비 지원, 재산 증여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법이 국적(nationality)가 아닌 거주(residence)로 관할권을 판단한다는 측면에서 여러가지 분쟁과 세무처리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세무의 영역은 일상 상식의 영역과 다르게 판단되는 부분들이 많으므로 평상시에도 유의 깊게 살펴보고 실제 실행시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전에 작은 주의가 사후적으로 큰 부담 발생시키는 것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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