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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로즈의 홍콩교육이야기] 홍콩에서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사입력 2020.06.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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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어릴 적 유치원 기억 이라고는 단편적이지만 정말 아직도 선명하게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장면이 있다. 아마 처음 유치원을 가는 날이었나 아니면 두 번째 가는 날인가 했었다. 

    아침에 유치원 버스가 나를 태우러 집 앞으로 왔는데, 유치원에 가기 싫어 동네가 떠나가라고 악을 쓰며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뚜렷하게 난다. 어린 마음에 아무도 모르는 곳에 혼자 가야 하는 두려움이 엄청나게도 컸던 것 같다. 

    결국 선생님과 엄마가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내 고집을 꺾으실 수 없으셨는지, 그날은 유치원은 안 가고 집에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나를 정말 많이 닮은 우리 둘째 아이, 다니엘은 설마 이런 것까지 닮았겠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설마 유치원에 대한 두려움까지 나와 똑같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다니엘이 태어나고 1년이 좀 넘어서 친정집에 잠깐 혼자 맡겨두어야 사정이 생겼었다. 
    친정 부모님 - 게다가 어린이집 선생님이셨던 친정엄마 덕분에 – 아이의 사회 발달에 어린이집이 너무 좋다고 생각하셨다. 그래서 다니엘을 어린이집에 보내셨는데, 들어가기 전부터 현관문 들어가기 전부터 울더니, 막상 들어가서는 정말 세상이 떠나가라고 울고, 어떻게 떼어놓고 오긴 했는데, 어린이 집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돌아가 보니 그때까지 저쪽 구석에서 혼자 울고 있었다는 전설을 나에게 전해주었다. 그렇게 어린이집은 그날로 안녕하게 되었다.

    홍콩으로 돌아온 다니엘은,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쉽게 가시지 않았는지, 새롭게 간 국제유치원에서 Pre-nursery 과정을 시작해봤는데 역시나 적응을 못 하고 매일 가지 싫다고 징징거리는 날이 늘어만 갔다. 

    그렇게 두 달. 그러다 신기하게도 우연히 들어갔던 홍콩 로컬유치원은 첫날부터 아이가 잘 적응을 하고 그곳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하니, 이것은 기질의 문제도 있겠지만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의 영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서양권 아이들과 선생님보다는 동양권 환경이 더 맞은 아이였던 것 같다. 또 관심을 유독 찾는 아이인데, 혼자만 외국인이었던 탓에 선생님들의 관심을 독보적으로 받으니 본인에게는 오히려 더 마음이 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홍콩유치원은 만 3세부터 약 3년간 시작이 된다. 그전 단계인 Pre-Nursery 는 공립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지는 않다. 홍콩유치원은 K1 (Kindergarten)부터 K3까지, 9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학기제로 운영이 된다. 8월 말 혹은 9월부터 ~ 1월까지 첫 학기, 설 연휴 이후 2월부터 ~ 6월 중순까지 두 번째 학기이다.. 여름방학은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긴 편이다.

    홍콩교육청에서는 홍콩에 있는 모든 공립과 사립 유치원 정보를 제공하는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나이가 온다면 이 웹사이트부터 시작하면 된다. 우선 내가 현재 살고 있는 거주지 District 를 선택한 후에 School Category 란에서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Non-profit-making (공립)과 다른 하나는 Private Independent (사립)이다. 

    이 웹사이트에는 유치원의 소개부터 유치원 비전과 미션, 학생 수, 등록금, 지원 방법, 지원 시기 등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크게는 공립유치원에서 오전반/오후반 등 한 세션만 할 경우에는 전액 무료이고, 종일 반의 경우에는 매월 700~1,000홍콩달러 수업료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아이를 공립유치원으로 보내려고 했는데 도저히 어떤 유치원이 괜찮을지 알 길이 없어서 웹사이트에서 리스트를 뽑은 후, 10군데 정도 되는 유치원을 전부 다 방문을 했다. 직접 방문을 해서 선생님들도 만나고 시설을 보니, 홍콩유치원에 대해 전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1) 외부 놀이터가 있는 유치원은 극히 드물다. 실내 놀이터가 큰 곳도 있는데, 여름이 긴 홍콩을 생각했을 때 오히려 실내 놀이터가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2) 실내 공간 역시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어떤 유치원은 아이들이 낮잠을 잘 공간도 없어 보이는 것 같았다. 

    (3) 선생님들이 대부분 영어로 소통할 수 있었다. 

    (4) 겉으로만 봤지만 교육의 질 역시 크게 문제 되지 않아 보였다. 

    지원 서류는 유치원을 방문하거나 유치원 웹사이트에 가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지원서에 사진을 넣고 예방접종 기록과 출생기록 등 유치원에서 요구하는 서류에 맞춰 지원하면 되고, 홍콩의 공립유치원은 대부분 1년 내내 지원서를 받는다.

    어찌 되었건 엄마의 유치원의 두려움에 대한 기질을 그대로 물려받은 다니엘은, 그 아이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기질 덕분에 홍콩 공립유치원에서 3년 내내 무료로 좋은 공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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