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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는 한자로 鷹(매 응)이라고 씁니다. 총 24획이나 되는 복잡한 한자이지만 쪼개 보면 의외로 쉽게 외울 수 있습니다. 鷹을 쪼개면 广(큰집 엄), 亻(사람 인), 隹(새 추), 鳥(새 조)가 됩니다.
큰 집(广)에 사는 사람(亻)이 키우는 새(隹, 鳥)가 매라고 말을 만들면 쉽게 외워집니다. 매 응(鷹) 한 글자에서 부수로 쓰이는 글자가 네 개나 나왔는데, 각각의 글자를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广은 집 엄이라는 글자로, 집 중에서도 주로 큰 집을 가리킵니다. 간체자에서는 넓을 광(廣)을 쓸 때에 속에 있는 누를 황(黃)을 쏙 빼고 겉에 있는 广만 남겨놓는데 그 경우에는 广을 광이라고 읽어야 합니다.
정체자 广(큰집 엄)이 단독 글자로 쓰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만약 한자로 된 글을 읽다가 广을 보게 되면 넓을 광의 간체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홍콩이 속해 있는 광동(廣東) 지역을 간체자로는 广东이라고 쓰지요.
다음으로 亻은 사람 인(人)이 부수로 쓰이면서 변형된 모양입니다. 人을 시계방향으로 30도쯤 돌려 보면 亻이 됩니다. 亻이 들어간 한자는 사람과 관련이 있습니다. 亻에 뫼 산(山)을 더하면 산(山)에 사는 사람(亻)인 신선 선(仙)이 되고 亻에 나무 목(木)을 더하면 사람이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다는 뜻의 쉴 휴(休)가 됩니다.
亻을 두 개 겹쳐 놓은 것처럼 생겨서 종종 두인변(亻이 두 개 있는 변이라는 뜻)이라고 불리는 부수로 彳이 있는데 이 글자는 모양만 비슷할 뿐 亻과는 관련이 없는 조금 걸을 척이라는 글자입니다.
隹(새 추)와 鳥(새 조)는 둘 다 새를 뜻하는 글자이지만 파고 들면 뜻이 조금 다릅니다. 한나라 때 쓰인 한자 사전인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새 추(隹)를 鳥之短尾總名也(조지단미총명야), 새 조(鳥)를 長尾禽總名也(장미금총명야)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새 추(隹)는 꽁지가 짧은 (短尾, 단미) 새, 새 조(鳥)는 꽁지가 긴 (長尾, 장미) 새라는 설명입니다. 꽁지가 짧은 새인 참새는 한자로 雀(참새 작)이라고 쓰는데 여기에서 실제로 새 추(隹)가 부수로 쓰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규칙이 잘 들어맞는 것은 아니어서 오리는 꽁지가 짧은데도 오리 압(鴨)에서는 새 조(鳥)가 부수로 쓰였습니다. 매 응(鷹)에는 隹(새 추)와 鳥(새 조)가 둘 다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옛 사람들이 매 꽁지가 긴 지 짧은 지 따지기가 귀찮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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