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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66_ 띠 대

기사입력 2018.11.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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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 매

     

     

    한자들 중에는 뜻은 반대인데 발음은 같은 글자들이 있습니다. 으뜸 패(覇)와 질 패(敗) 때문에 스포츠 뉴스에서 무슨무슨 팀이 2연패를 했다는 말을 들으면 이겼다는 것인지 졌다는 것인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밝을 명(明)이 있는가 하면 명왕성이라고 할 때에 사용되는 어두울 명(冥)도 있습니다. 개중에는 뜻은 반대이고 발음이 같으면서 심지어 모양까지 비슷한 글자들도 있습니다. 살 매(買)와 팔 매(賣)가 그것입니다. 두 글자를 합치면 팔고 산다는 뜻의 매매(賣買)가 되지요. 한국어에서 매매라고 할 때에는 팔 매(賣)를 먼저 써야 하는데 재미있게도 중국어에서는 반대로 살 매(買)를 먼저 써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팔고 사는 반면 중국에서는 사고 파는 셈입니다.

     

    먼 옛날에는 조개 껍데기를 화폐처럼 썼기 때문에 조개 패(貝)가 들어간 한자는 대부분 돈과 관련이 있습니다. 사고 파는 것 역시 돈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살 매(買), 팔 매(賣) 두 글자에서 모두 조개 패(貝)를 볼 수 있습니다. 살 매(買)는 조개 패(貝) 위에 그물 망(罒)이 있는 모양인데, 그물로 무언가를 모으듯이 돈으로 물건을 사 모은다는 뜻입니다. 팔 매(賣)는 살 매(買) 위에 선비 사(士)가 더 올라가 있는 모양인데 저는 두 글자를 외울 때에 살 매(買)보다 팔 매(賣)가 획수가 많기 때문에 물건을 사는 것보다 파는 것이 어렵다고 말을 만들어서 외웠습니다.

     

    살 매, 팔 매는 각각 광동어에서는 maai5와 maai6, 보통화에서는 mǎi와 mài입니다. 소리는 같은데 성조가 달라서 구분이 됩니다. 상점에서 물건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행사를 홍콩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데 한국에서 원 플러스 원이라고 부르곤 하는 이런 행사를 홍콩에서는 매일송일(買一送一), 광동어 발음으로 마이 얏 쏭 얏이라고 합니다. 원 플러스 투면 마이 얏 쏭 이, 투 플러스 원이면 마이 이 쏭 얏이 됩니다. 이 때 사용되는 송(送)은 발송하다, 송금하다 할 때의 보낼 송인데 이 글자에는 선물이라는 뜻도 있기 때문에 마이 얏 쏭 얏(買一送一)을 풀어보면 하나(一)를 사면(買) 하나(一)를 선물(送)로 준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조개 패(貝)는 간체자로는 贝라고 씁니다. 그러니 살 매(買)와 팔 매(賣)를 간체자로 쓸 때에는 둘 다 조개 패 부분만 간체자로 바꾸면 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각각 정체자와는 매우 다르게 买와 卖로 씁니다. 두 간체자의 아래에 있는 头는 머리 두(頭)의 간체자입니다. 많은 경우 정체자와 간체자가 모양이 유사한데 살 매, 팔 매의 경우에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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