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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62_ 재 성

기사입력 2018.07.0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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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 성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1948년에 발표된 유명한 곡 "울고 넘는 박달재"의 첫 부분 가사입니다. 박달재는 충청북도 제천에 있는 고개인데 이 노래로 인해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습니다. 박달재의 '재'는 산에 있는 고개를 뜻하는 말로, 이 단어가 들어간 속담으로는 가면 갈수록 일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뜻하는 "재는 넘을수록 높고 내는 건널수록 깊다"가 있습니다. 수원 화성(華城), 남한산성(南漢山城), 자금성(紫禁城) 등에 쓰이는 성(城)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재 성' 이라고 나오는데 이 '재'가 바로 울고 넘는 박달재 할 때의 재입니다. 요즘은 재라는 말이 일상에서 잘 쓰이지 않다 보니 아무래도 뜻이 확 와 닿지가 않는데 '고개 성' 이라고 하면 뜻이 좀 더 명확하게 전달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城)은 고개라는 뜻도 갖고 있지만 그보다도 위에서 살펴본 수원 화성과 남한산성, 자금성에서와 같이 성곽, 성채, 성벽 등의 뜻으로 훨씬 자주 쓰입니다. 성이라고 하면 성벽을 뜻하기도 하고 그 성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뜻하기도 하지요. 성(城)을 쪼개보면 土와 成이 되는데, 흙(土, 흙 토)이 쌓여서 이루어진(成, 이룰 성) 것이 성(城)이라고 말을 만들어서 외우면 쉽게 외워집니다. 과거 중국에서는 도시 전체를 성벽으로 둘러쌌기 때문에 도시를 중국어로 성시(城市)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조선 시대 때 서울을 둘러싸고 있던 한양 도성, 다른 말로 서울 성곽도 지금까지 남아 있지요. 성(城)이라는 한자에는 흙 토(土)가 들어가 있으니 돌로 쌓은 성을 말할 때에는 土를 빼고 그 자리에 돌 석(石)을 넣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실제로는 이런 식으로 하면 새로운 한자가 한도 끝도 없이 계속 생겨나게 됩니다. 그래서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글자들을 이어 붙여서 석성(石城)과 같은 단어를 만들어 사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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