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復
다시 부, 돌아올 복
우리말에서 한자는 대부분 음이 하나이지만 개중에는 음이 여러 개인 것도 더러 있습니다. 예를 들어 北은 보통 ‘북녘 북’으로 읽히지만 敗北(패배)에서는 ‘달아날 배’가 됩니다. 內는 ‘안 내’이지만 궁궐 안에서 일하던 여성들을 뜻하는 단어인 內人(나인)에서는 ‘나’로 읽어야 하고, 마시는 茶는 ‘차’이지만 차를 마시는 곳인 茶房은 차방이 아니라 다방이 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復이라는 글자 역시 ‘부’와 ‘복’, 두 가지 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라는 뜻으로 쓰일 때에는 ‘다시 부’가 되고, ‘돌아오다’라는 뜻으로 쓰일 때에는 ‘돌아올 복’이 됩니다. 復을 쪼개면 彳과 复이 되는데 왼쪽에 있는 彳은 ‘걸을 척’이라는 부수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复은 그 자체로도 復과 마찬가지로 ‘다시 부’, ‘돌아올 복’이라는 글자가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중국 본토에서 사용하는 간체자에서는 复을 復 대신 사용합니다.
復은 대부분의 경우 ‘돌아올 복’으로 쓰입니다. 어딘가에 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왕복(往復)이라고 하고, 회사를 잠시 쉬다가 다시 일터로 돌아오는 것을 복직(復職)한다고 합니다. 잃었던 건강이 다시 돌아온다는 뜻의 회복(回復), 부서진 물건을 예전 상태로 되돌리는 복원(復元),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반복(反復)에도 다 復이 쓰입니다.
이에 비해 復이 ‘다시 부’로 사용되는 경우는 부활(復活), 부흥(復興) 정도 밖에 없습니다. 부활은 말 그대로 다시(復) 사는(活, 살 활) 것, 부흥은 다시(復) 흥(興)하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기독교의 주요 기념일인 부활절(復活節)은 춘분 이후의 첫 보름달 다음에 오는 일요일이라서 매년 날짜가 바뀝니다. 홍콩에서는 부활절이 주요 명절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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