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虹
무지개 홍
옛날 중국 사람들은 무지개를 머리가 두 개 달린 용이 하늘에 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몸통이 하늘 높이 떠 있고 두 머리가 땅에 닿아 있는 상태인 것이죠. 무지개는 한자로 虹(홍)이라고 쓰는데 벌레 충(虫)이 뜻 부분이고 장인 공(工)이 소리 부분입니다. 소리 부분인 공(工)과 무지개 홍(虹)의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데, 이렇게 형성자의 소리가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장인 공(工)은 소리 부분입니다만, 옛날 중국 사람들이 工을 양쪽에 머리가 달린 용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고 상상하면 무지개 홍(虹)자를 외우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그런데 무지개를 용으로 생각했다면 왜 무지개 홍(虹)의 뜻 부분이 벌레 충(虫)이 되었을까요? 뜻 부분인 虫은 이름이 ‘벌레 충’이기는 하지만 벌레와 함께 파충류도 의미합니다. 용도 파충류라서 虫이 들어간 것입니다. 파충류를 나타내는 다른 한자에서도 벌레 충이 부수로 쓰인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뱀 사(蛇), 도마뱀 척(蜴)에도 벌레 충이 들어가 있지요. 그런데 옛날 사람들은 악어는 물고기로 생각했는지 악어 악(鰐) 자에는 물고기 어(魚)를 부수로 넣어 놓았습니다.
요즘은 무지개를 빨주노초파남보 7색으로 외우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무지개를 5색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오색무지개라는 말은 있어도 칠색무지개라는 말은 없습니다. 사실 무지개에는 수백 개도 넘는 색이 있지만 문화권에 따라 다른 숫자로 묶어서 표현하는 것이겠지요.
虹 하나만 써도 무지개라는 뜻이지만 무지개를 한자 단어로 쓸 때는 앞에 彩(빛깔 채)를 붙여서 彩虹(채홍)이라고 씁니다. 무지개에는 여러 빛깔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彩를 앞에 붙였나 봅니다. 사진은 홍콩에 있는 彩虹(광동어로 ‘초이홍’)이라는 지하철 역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무지개역 정도 되겠네요. 이름에 걸맞게 지하철 역 내 기둥이 무지개 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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