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轟
울릴 굉
같은 한자가 세 개씩 모여서 만들어진 한자들이 있습니다. 나무 목(木)이 세 개 모이면 나무가 빽빽한 숲이 될 테니 수풀 삼, 빽빽할 삼(森)이 됩니다. 구부러지지 않고 곧다는 뜻의 곧을 직(直)이 세 개 모이면 곧고 곧고 또 곧게 되어 우뚝 솟을 촉(矗)이 되는데, 임진왜란 때에 논개가 왜장을 안고 강으로 뛰어든 곳인 경상남도 진주시 촉석루(矗石樓)가 이 우뚝 솟을 촉(矗)자를 씁니다. 중국 본토에서 쓰는 간체자 중에도 이런 글자가 있습니다. 무리 중(众)이라는 글자인데, 말 그대로 사람 인(人)이 셋 있으니 군중, 무리라는 뜻이 됩니다. 무리 중은 정체자로는 衆이라고 씁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해드릴 글자는 轟입니다. 뜻을 바로 말씀드리기 전에 한번 글자를 분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轟을 분해하면 車車車, 차차차! 가 됩니다. 아시다시피 車는 수레 거, 수레 차인데 요즘은 자동차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입니다. 수레가 세 대 있으면 덜컹덜컹 소리가 울려서, 차가 세 대 있으면 부릉부릉 소리가 울려서 많이 시끄럽겠지요? 그렇게 연상을 하시면 轟이 울릴 굉이라는 것이 쉽게 외워집니다.
轟이 쓰인 대표적인 단어로는 굉음(轟音), 굉렬(轟烈)이 있습니다. 잘 쓰이지는 않지만 굉굉(轟轟)이라는 단어도 있는데, 딱 보기만 해도 車가 여섯 개나 있으니 시끄러워 보입니다. 실제로 소리가 몹시 요란하다는 뜻의 단어입니다. 유명한 액션 배우들이 단체로 출연하는 익스펜더블이라는 영화 시리즈가 있는데, 이 영화의 홍콩 개봉 제목이 굉천맹장(轟天猛將)입니다. 하늘을(天) 울리는(轟) 용맹한(猛) 장수들(將)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텐데, 출연 배우들을 보면 정말 그 말이 맞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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