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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계 브라질인들의 역이민
일본은 단일민족의 긍지를 갖고 있어 한때 외국인들이 살기에 불편했다고 한다. 특히, 동남아시아 출신은 외국인으로 보지 않고 아시아인으로 부른 경우도 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85만 명이나 된다. 이 중에는 우리 동포가 가장 많고 그 외는 중국인, 일계 브라질인으로 구성된다. 일계 브라질인은 일본 전국에 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절반 이상이 일본의 제조업 중심지인 나고야 인근 지역에 몰려 산다. 공장이 많아서 일자리가 많은 탓이다. 남미의 일계 브라질인이 일본에 들어와 살게 된 것은 1908년 이후 일본의 브라질 이민과 관련된다. 당시 “황국식민회사”가 설립되고 브라질 상파울로주와의 계약에 의해 매년 1,000명 정도의 농업이민이 브라질로 떠났다. 광대한 브라질 영토 내 일본 땅 보다 더 넓은 땅을 한 때 일본의 농업 이민자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브라질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실업상태가 늘어나고 일계 브라질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역이민을 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 일계 브라질인이 늘어난 까닭이라고 보고 있다.
제조업계에 몰려있는 일계 브라질인
이곳에서 일하는 일계 브라질인들은 외관상으로는 일본인으로 보이나, 일본어를 거의 못한다. 나고야 주재 브라질총영사의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은 일계 브라질인들의 행사에 인사말을 할 기회가 많은데 밖에서 보면 브라질인이 수많은 일본사람들 앞에서 브라질어(포르투칼어)로 연설하는 것으로 비치게 되어 이것을 신기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현재 일본 중부지역에 10만이 넘는 일계 브라질인은 대부분 브라질 여권을 갖고 있는 브라질인이므로, 브라질총영사는 그들의 보호를 위해 매우 바쁘다고 한다. 일계 브라질인들의 가족이 반드시 일계가 아닐 수도 있다. 일부 순수 브라질인도 많다. 따라서 상파울로에서나 볼 수 있는 브라질인들이 나고야시 그리고 인근의 토요타시, 토요하시시에 많다. 상점에는 포루투칼어 안내도 있다. 지진대피 요령에도 포르투칼어가 반드시 들어있다. 남미의 특수한 문화가 이 지역 일본사회에 파고 든다. 그들은 유럽식으로 저녁식사가 늦고 주말 경우에는 식사 후에도 밤늦게 떠들고 노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조용한 밤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브라질인들이 입주해 있는 아파트단지를 한사람 두 사람 떠나고 그 자리에 브라질인들이 들어오게 된다.
중국유학생의 일본생활
일본의 대학들에는 중국유학생이 많다. 20년 전에는 일본이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유학생이 턱없이 적었다고 한다. 그래서 2000년까지 유학생 20만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외국에서 일본어를 배워서 일본대학에 바로 입학하기가 어려우므로 일본 문부성은 외국인이 일본 내 일본어학교(랭귀지스쿨) 입학을 일단 허가한다. 일본어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기본적 일본어 능력과 어학공부에 필요한 최장 2년간 체제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일정한 경제능력이 심사된다(경제능력 경우 300만엔 이상의 잔고증명 등). 심사에 합격하면 체류비자를 얻게 된다. 일단 일본에 들어온 어학유학생은 언어공부를 통하여 2년후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중국 등 아시아의 유학생은 학과가 끝난 후 파트타임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며 2년 후 대학등록금도 마련하는 억척스러운 경우도 있다. 이런 까닭에 큰 돈이 없어도 일단 일본에 들어와 일본어학교에 유학하고 있는 외국인학생이 많다. 그 중에서 중국유학생이 상당수 차지한다. 현재 중국유학생이 전체 외국유학생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어학교에서 일본어를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은 75%까지 이른다고 한다.
중국유학생은 길림성 등 동북지역 출신이 대부분이고 그 외 베이징, 상하이 출신이 많다고 한다. 중국유학생은 대부분 현지에서 고등학교과정을 졸업하고 중국 현지 일본어학원 같은데서 기초일본어를 배우고 일본내 어학유학을 희망할 경우 은행잔고증명 등으로 재정능력심사에 합격되어 일본내의 일본어학교에 진학한다. 중국내에서 대학 들어가기가 쉽지 않고 대학 등록금도 만만치 않은 반면 일본에 가면 아르바이트로 돈벌면서 대학에 다닐 수 있다고 하니 금상첨화격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으로, 종래 국유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어 취직도 용이하지 않으나 중국 현지에는 일본기업의 진출로 일본유학경험 중국인이 취업에 절대 유리하게 되니 너나 할 것 없이 재팬드림을 이루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온다.
일본생활의 괴로움
그러나 일본도 최근 불경기가 지속되고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어 파트타임 학생들의 일자리가 적어졌다. 더구나 외국인 고용을 기피하는 일부 일본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되기 일쑤다. 그러다보니 외국인 유학생의 아르바이트에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나 비교적 가난한 집안출신인 일부 외국유학생은 2년간 어학공부를 하였다고 하지만 공부시간 부족으로 대학진학이 쉽지 않다. 그렇게 되면 비자가 끊어져 귀국해야하고, 귀국하지 않을 경우 불법체류로 들어간다. 제대로 취업이 안 되고 생활이 어렵게 되니 결국 범죄에 말려드는 경우도 있다. 최근 일본내 외국인의 범죄가 늘어나고 매스컴에도 크게 보도되므로 일본인들의 외국인에 대한 인상이 계속 나빠진다. 이러한 것은 외국인학생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일부 외국학생들은 공장 같은 것을 개조한 값싼 숙사에 자취형태로 하루 300엔(한화 3,000원)정도의 최저생활을 하고 그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진다. 본국에서 송금을 기대 못하고 항상 유교적 “금의환향”만을 생각하고 있으니 어려운 선택에 빠지게 된다.
異文化 통역관
일본정부는 최근 아시아의 유학생이 장래, 일본과 그들 나라를 잇는 교량역할을 할 것임에는 틀림없다고 보고 대여장학금 등 숙소제공, 취업알선 등 복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21세기는 흔히 아시아세기라고 하고 일본은 우리나라와 함께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지역과도 FTA(자유무역협정)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 경제통합의 날이 오면 아시아출신의 유학생은 두 나라를 이어주는 “나사”의 역할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부품이 많아도 단단한 “나사”가 없으면 안 된다. 그리고 유학생들은 언어 뿐아 니라 양측의 서로 다른 文化를 통역해 주는 異文化통역관의 역할도 할 것이다.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과 FTA가 체결되어 일본에의 노동시장 개방이 본격화되면 일본거리에 더 많은 외국인이 다닐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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