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기다리던 날이 왔습니다. 지난 주일, 홍콩우리교회서는 두 번째로 ‘우리마켓’이 열렸습니다. 지난 5월 어린이주일에 처음 했습니다만, 반응이 좋아 하반기에 다시 준비했지요.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장을 봅니다. 어른들은 집에 있는 물건을 가져오기도 하고, 후원을 하기도 합니다. 각종 장난감과 선물이 교회학교 예배장소에 가득 셋팅됩니다. 교회 입구에는 화려한 풍선과 장식, 행사 장소에는 떡꼬치와 어묵, 소떡, 주먹밥 등 각종 먹을거리가 풍부합니다. 모처럼 권사님들이 솜씨를 발휘하여 음식을 준비합니다. 집사님들이 책상을 나르고, 장소를 꾸미느라 분주합니다. 아이들도 신나고,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어른들은 더 신납니다.
교회 나오지 않던 아이들도 이를 계기로 모처럼 교회 나왔습니다. 다들 반기며 안부를 묻습니다. 먹을 것과 보드게임,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어른들이 분주합니다. 설교도 시편37편 4절 말씀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입니다. 우리마켓 행사가 진행되는 한켠에서는, 10월 12일에 있는 “삼삼오오 찬양대회” 준비를 합니다. 다들 율동과 찬양,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며 하하호호 웃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어른도 좋아하고, 오히려 어른이 아이들처럼 질거워합니다.
지난 주일 우리 교회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에게 집중해야 할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는 힘이 있는 사람,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갑니다. 재미없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 사람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웃어주고, 잘못 보이면 회사 생활이 힘들어질까 봐 조심하게 됩니다. 조용하고 약한 사람들은 종종 뒷전으로 밀려나죠. 우리는 경험을 통해 목소리 크고 강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게 더 편하다는 걸 배웁니다. 가끔은 교회에서도 그런 모습을 봅니다. 눈에 띄지 않고 조용한 사람보다는, 교회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인지 판단하고 다가가는 경우가 있죠. 어떤 사람들은, 교회도 권력 있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망해서 떠나기도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항상 ‘연약한 자에게 집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원칙입니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집중할 때, 하나님께서 그것을 기억하신다는 걸 잊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번에 우리 마켓을 준비하면서 이 원칙을 다시 한번 경험했습니다. 어른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아이들이 즐거워할 것을 생각하며 준비하죠.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 땀을 흘리며 선생님들이 열심히 일하고, 장소를 꾸밉니다. 어른들이 무거운 그릇과 조리도구를 세팅하고, 피아노를 옮기고, 책상을 나르고 자리를 정리합니다. 아이들은 그저 와서 즐기고 먹고 좋은 시간을 보내죠. 그 모습을 보며 모두가 기뻐합니다.
한 가정에 새로운 생명이 찾아오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갓 태어난 아기는 주로 울지만, 그 작은 존재가 가족의 중심이 됩니다. 아기가 우는지, 웃는지, 불편한 것은 없는지, 기저귀가 젖지는 않았는지, 가족 모두가 아기에 집중합니다. 아기가 웃어주면, 모두의 피로가 싹 풀리죠. 이건 가정 뿐 아니라 사회에도 적용됩니다. 한 사회의 건강함은 장애인과 노약자를 어떻게 배려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는 아파트 재건축을 하면서,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을 철거한 일이 있었습니다. 장애인 입장에서는, 갑자기 길이 끊겨서 어디로 가야 할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죠. 약자를 배려하지 않은 모습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이 비유로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한 임금이 사람들을 불러 칭찬합니다. “내가 배고플 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 마실 것을 주었으니 상을 주겠다” 그러자 칭찬 받는 사람들은 어리둥절합니다. “저희가 임금님께 해 드린 것이 없는데요. 언제 그랬습니까?” 그 때 임금이 대답합니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다”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태복음 25:40)
연약하고 작은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준 것을 임금이 기억합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가 작은 사람에게 주목하고 그에게 선을 행하는 것을 기억하십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갚아주십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우리마켓 행사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모두 함께 할 일들이 많이 남았습니다. 삼삼오오 찬양대회나 추수감사절, 바베큐 파티, 성탄절 등… 함께 하기 원하시나요? 언제든 환영합니다. 새로 오신 분들에게 초점을 맞추며, 함께 예배드리고 교제하기 원합니다. 우리교회는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이번 한 주도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평안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