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 박사의 교육칼럼] 경시대회, 미국 명문대 입시에 먹히는 특별활동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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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뉴스

[이강렬 박사의 교육칼럼] 경시대회, 미국 명문대 입시에 먹히는 특별활동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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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연구소에 미국 대학 입시 상담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 학부모들의 대다수가 "미국 명문대학에 가려면 특별활동(EC)으로 경시대회 기록이 있어야 한다고 학원들이 말하는 데요. 어떻게 해야지요?"라고 질문을 한다. 

필자가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여러차례 특별활동으로서의 경시대회에 대해 언급을 했는데도 여전히 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딱하다. 

학원 또는 유학원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경시대회'를 강조하며 자신들의 학원에서 공부할 것을 요구하는 마케팅을 하는 데 학부모들은 이 유혹에 속아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

 

'경시대회'란 한 분야의 특기자들이 모두 모여 시험을 치르거나 일정한 과제를 수행하여 우수한 사람을 가리는 대회의 총칭한다. 

경시대회 수상 실적은 학생의 학업적 능력을 평가하는 요소의 하나다. 경시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분명 우수한 학생이다. 

학교의 성적(GPA)와 SAT-ACT외에 학업적 능력을 평가하는 좋은 요소일 수 있다.


경시대회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규모가 큰 분야는 단연 수학분야다. 

경시대회라는 말 자체가 좁은 의미로는 수학 및 과학 경시대회를 일컫는다. 

일선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공립 경시대회와 대학이나 단체 등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사설 경시대회가 있다. 

여러 단체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경시대회를 만들어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미국 대학, 특히 상위권 대학 지원을 할 때 모든 경시대회 수상자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경시대회 실적을 중요한 액티비티로 인정받으려면 어느 수준의 경시대회에서 수상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비리그급 대학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세계 올림피아드 수상자이어야 한다. 

그나마 괜찮다는 인정을 받으려면 국가 단위, 즉 '대한민국 수학 올림피아드' 등 경시대회에서 수상을 해야 한다. 

일선 교육청이나 대학들이 실시하는 경시대회 수상 실적은 미국 상위권 대학에서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학원들이나 유학원들은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경시대회에 나가라"고 학부모들을 부추긴다. 왜 그럴까? 

학생들을 학원으로 끌어들여서 돈을 벌자는 속셈이다. 학부모들은 여기에 꼼짝없이 말려들어가고 있다.


매년 한국에서 세계 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하는 학생들은 분야별로 5명 내외다. 

2022년 7월 6~16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된 제63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한국대표단 학생 6명 전원이 메달을 획득하면서 총점 208점으로 국가 종합 2위를 달성했다. 

6명은 모두 서울과학고 수재들이다. 지난해 제52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IPhO)에서는 한국대표단 학생 5명중 4명이 금메달, 1명이 은메달을 획득해 종합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역시 모두 서울과학고 학생들이었다.


여기서 보듯이 국제 올림피아드는 극소수 수재 학생들이 참여해 수상을 한다. 

이 정도 국제올림피아드 수상자가 되어야 하버드, MIT 등 입시에서 인정을 받는다. 

 

서울시 등 지방 자치단체급의 수학 경시대회나 어느 사설 단체 혹은 학교 경시대회 수상 실적은 그냥 한 줄 적는 수준이다. 

그런데 경시대회에 나가야 한다고 유학원들은 대대적으로 부모들에게 설명을 한다. 

종종 사설 단체들이 개최하는 경시대회는 ‘국제(International)’이라는 이름으로 포장을 한다.


미국 대학 지원을 위해 준비해야할 것들이 산적한 데, 학원에 가서 경시대회 준비를 하거나 SAT 준비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딱하다. 

몰라도 이렇게 모르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 어디서부터 이런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는지 몰라도, 미국 대학 지원에 '소소한 경시대회 기록'은 먹히지 않는다. 

 

학부모들이여!!! 제발 속지 말기를 바란다. 

오늘도 학원들은 미국 대학 입시 설명회나 홈페이지에 '경시대회'를 해야 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이 업체들을 나무랄 수 없다. 본래 속성이 교육 장사꾼들이니까. 부모들이 속지 말아야 한다. 

'미국 명문대학에 가려면 특별활동으로 경시대회를 해야 한다고?' 이런 거짓에 속지마라. 

속는 사람이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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