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한인 커뮤니티 ‘홍사사’ 1만명 돌파… 실명 회원들의 배려심이 가장 큰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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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한인 커뮤니티 ‘홍사사’ 1만명 돌파… 실명 회원들의 배려심이 가장 큰 장점

페북 홍사사 관리자 스티브 안 인터뷰

반정부 시위와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홍콩 한인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가 카톡방에서 최근 몇 년간 급속하게 증가했다. 유용한 정보와 경험이 주로 공유됐다. 그러나 갑자기 생기다 보니 부작용도 많았다. 익명이 아니었다면 발생하지 않을 논란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회원들의 문제뿐만 아니라 소양이 부족한 관리자의 자질이 지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집단 지성은 빛을 발하고 있고 나름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카톡방들이 운영되고 있다. 카톡방 생성 이전에 가장 큰 커뮤니티인 페이스북의 홍사사는 회원들 간의 분쟁이나 논쟁 없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최근 1만 명을 돌파했다. 홍사사의 조용한 성장이 궁금하여 관리자인 스티브 안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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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홍사사는 조용히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원동력이 무엇인지?


페이스북은 1인 1 계정이 기본이다. 그리고 실명제가 정책이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투명한 의견을 게재하기에는 좋지만, 참여자에게 부담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 때 함부로 말하지 않고, 책임감 있게 쓴다. 유언비어 같은 것도 적은 편이다. 카톡방보다는 쓸데없는 글은 거의 없다. 처음 들어와서 쉽게 남기는 인사성 글도 없다. 아무래도 자기 얼굴이 나와 있고, 실명이라서 그런 것 같다. 가끔 홍보 목적으로 가계정으로 들어와서 글을 남기려는 분도 있지만, 페이스북 관리자모드에서 일차적으로 걸러주고 관리자인 제가 신입 회원들의 계정을 일일이 방문해서 확인해 본다. 홍보 목적의 가계정이 정말 많다.



Q. 일반 커뮤니티에는 늘 홍보성 글이 많은데 홍사사는 어떤지?


관리를 아주 깐깐하게 하기 때문에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포스팅의 수는 적어도 나름 깨끗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홍콩 생활하면서 순수하게 궁금해서 묻는 질문이나 공유하려는 정보 등이 대부분인데 서로 댓글을 잘 달아주고 응원해주는 분위기이다.

최근 28일 기준으로 통계를 보면 하루 3~4개 정도의 포스팅이 올라온다. 하루 평균 1,800~2,000명 정도가 꾸준히 방문한다. 성비는 남녀가 거의 동일했다. 10~20대에서는 여성이 약간 높았고, 30대 이상에서는 남성이 약간 많았다. 18~24세 여성 10% 남성 8%, 25~34세 여성 23% 남성 18%,  35~44세 여성 10% 남성 12%, 35~44세 남성 4% 여성 2%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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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홍사사에 가입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페이스북 관리자 모드에서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전체 1만 회원 중에 상위 거주 국가 1위는 대한민국 5,252명이다. 이어서 홍콩 3,854명, 중국 171명, 미국 143명, 베트남 69명, 호주 58명, 캐나다 54명, 영국 53 순이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홍콩인들과 함께 교류하는 행사도 열었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거나 관심 있는 홍콩인들도 많이 가입되어 있다.

이들이 거주하는 도시 순위로는 홍콩 3,851명이 가장 많았고, 서울 2,794명, 부산 247명, 인천 216명, 대구 150명, 용인 119명, 고양 117명, 성남 98명, 대전 93명 순이었다. 가입자는 거주 도시를 스스로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거주 국가 또는 거주 도시에 머물고 있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



Q. 2016년 8월 15일 광복절에 시작했다


커뮤니티 이름은 ‘홍콩에 사는 사람들’에서 ‘홍콩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포괄할 수 있게 그냥 홍사사로 정했다. 5년 전 직장다니고 있을 때 페이스북을 보다가 홍콩 관련된 커뮤니티가 있으면 가입하려고 했는데 눈에 띄는 곳이 없었다. 그러면 내가 만들어봐도 되겠다 싶어 바로 만들었다. 그때는 누구나 들어 올 수 있어서 회원 수가 빠르게 늘었다. 초기에는 홍콩 시내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자주 가졌다. 2019년 시위 전까지는 1년에 1~2회 정모도 가졌다. 

업체 홍보나 서비스 광고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20여개 업체와 제휴를 맺어 홍사사 회원들에게 할인혜택을 줄 수 있게 유도했다. 코로나 전염 전까지는 홍사사 축구팀도 있었다. 20~30대 워킹홀리데이 친구들이 주축이 되어서 2년 정도 열심히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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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홍사사는 자유롭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장점인 것 같다


홍사사의 포스팅 주제는 특별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 회원들이 홍콩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질문이 가장 많다. 경험자들의 선의의 댓글이 달리고 공유된다.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서로 얼굴을 보고 기본 프로필을 알 수 있으니 익명 카톡방보다는 확실히 배려하는 분위기다. 서로 댓글을 달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페북 친구가 되기도 한다.



Q.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타임라인이 단점일 수도 있겠다


페이스북 특성상 타임라인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정보나 질문들이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주요한 정보를 다시 볼 수 있도록 별도의 홍사사 홈페이지를 만들고 앱도 개설해서 여러 가지를 시도했었다. 하지만 분명한 수익구조가 없는 상황에서 홍사사만을 위한 직원을 고용할 수도 없었고 혼자서 모든 일을 하는 데다 본업도 해야 해서 중단하고 말았다.  지금도 홍사사에서 생성된 좋은 이야기와 댓글들을 고정된 곳에 보관하지 못해 아쉽다.


페이스북 커뮤니티가 (기능 면에서) 카톡방과 네이버 카페와 중간에 있는 것 같다. 카페는 자료가 게시판마다 잘 저장이 되어 있고, 카톡방은 바로바로 휘발되기 때문이다.



Q. 홍사사 외에 애용하는 카톡방이 있는지?


현재 한인 카톡방을 모두 나온 상태다. 너무 글이 많고 나에게 관여된 일이 아닌 데다 시간도 없어서다. 또 핸드폰 배터리와 용량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식을 좀 늦게 아는 경우도 있지만, 소그룹 카톡방을 통해 다 알게 된다.



Q.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홍사사의 활동도 어느 정도 감소한 상황인데.


홍콩 생활 적응을 위해 질문을 던지던 젊은이들이 줄어들면서 경험과 지혜를 나누던 선배들의 등판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홍사사 멤버들의 활동은 지속되고 있다. 실명제로 운영되고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는 공간이기에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분위기로 정착 중이다.



작년 홍콩한인체육회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홍사사가 한인 단체와 더불어 역동적인 온·오프라인 활동을 참여하도록 구상하고 있다. 방역수칙 때문에 자유롭게 행사를 기획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완화가 된다면 홍사사 커뮤니티 행사를 오프라인에서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이미 여러 차례 행사 경험도 있고, 익명의 채팅방과 달리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연결된 네트워킹이기 때문에 충분히 활성화가 가능하다 본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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